테임즈 홈런 퍼레이드, 김경문의 두 가지 시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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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테임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밀워키 테임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NC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 밀워키로 이적한 에릭 테임즈(31)가 연일 홈런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한국의 야구인들도 그의 활약에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다”며 놀라고 있다. 전 소속팀 NC 김경문 감독도 18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오늘 홈런 치는 장면을 봤다. 정말 잘 하고 있다”며 칭찬했다.

● 메이저리그를 강타하고 있는 테임즈

테임즈는 18일(한국시간)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 원정경기에서 2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홈런 1방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3루타가 빠져 사이클링히트를 놓쳤지만, 최근 5경기 내리 홈런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5연속경기 홈런은 1997년 제로미 버니츠가 작성한 밀워키 구단 역사상 최다연속경기홈런 타이기록이다.

16일 신시내티전 멀티홈런까지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6홈런을 몰아쳤다. 시즌 7호 홈런으로 밀워키가 소속된 내셔널리그는 물론 아메리칸리그까지 통틀어 홈런 부문 단독 1위다.

홈런만 잘 치는 게 아니다. 최근 10연속경기안타 속에 시즌 타율은 0.405(리그 2위)로 치솟았고, 중심타자가 아님에도 12타점(리그 3위)을 기록 중이다. 초반이긴 하지만 OPS(출루율+장타율)가 무려 1.479로 ML 전체 1위다. KBO리그 시절 MVP를 수상했던 2015년 기록한 1.287보다 더 높은 수치다. KBO 무대인지 ML 무대인지 분간이 알 될 정도로 압도적 수치들을 토해내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 김경문 감독이 보는 테임즈의 맹활약

사직구장에서도 테임즈의 활약상은 화제가 됐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한국에서보다 더 진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 소속팀 사령탑이던 김경문 감독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김 감독 역시 이에 동의하면서 “한국에서보다 더 간결하게 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은 “힘으로 친다고 홈런이 나오는 게 아니다. 간결하게 치면서 맞는 포인트에서 파워가 실리고 팔로 스루가 잘 이뤄질 때 홈런이 나온다. 당겨서도 치고, 오늘은 밀어서도 치더라”면서 “테임즈는 한국에서도 부단히 노력했던 선수다. 항상 먼저 훈련하고, 경기 후에도 또 스윙을 하면서 노력을 했다. 그냥 더 좋은 선수가 된 것은 아니다. 그런 부분은 칭찬해야한다”고 말했다.

테임즈의 맹활약을 지켜보는 김 감독의 마음은 사실 두 갈래다. 우선 긍정적인 시선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가서 못하는 것보다 당연히 잘 하는 게 좋다. 만약 테임즈가 부진하면 한국에서는 투수들이 약하니까 그렇게 했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테임즈가 여기(KBO리그)에서 열심히 하면 다시 메이저리그로 가서 잘할 수 있다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분명 다른 외국인타자들한테도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혹시라도 테임즈 대신 영입한 재비어 스크럭스가 부담을 느낄까봐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스크럭스의 사기를 고려해 남다른 배려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구단버스를 타고 갈 때 메이저리그 경기도 보게 되는데, 테임즈 타석이 돌아오면 일부러 내가 리모컨으로 다른 채널로 돌린다. 스크럭스가 테임즈 홈런 치는 장면을 보면 더 부담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크럭스는 테임즈 못지않게 잘하고 있다. 보통 외국인타자들은 삼진이 많은데 볼넷도 1위다.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한다. 나간 선수보다 우리 팀에 있는 선수가 더 중요하다”며 웃었다.

사직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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