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1.25득점·타율 0.401’ 넥센 4연승 이끈 경이적 지표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2일 05시 30분


투고타저의 흐름도 영웅군단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넥센이 11일 고척 kt전에서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12-2 대승을 거두고
 4연승을 내달렸다. 앞서 3연승을 거둔 7~9일 두산전에 이어 이날 역시 상대 마운드를 맹폭했다. 5회말 3점홈런을 터뜨린 넥센
 김하성(가운데)이 장정석 감독(왼쪽)을 비롯한 선수단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투고타저의 흐름도 영웅군단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넥센이 11일 고척 kt전에서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12-2 대승을 거두고 4연승을 내달렸다. 앞서 3연승을 거둔 7~9일 두산전에 이어 이날 역시 상대 마운드를 맹폭했다. 5회말 3점홈런을 터뜨린 넥센 김하성(가운데)이 장정석 감독(왼쪽)을 비롯한 선수단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 불펜이 무실점이라고 하네요. 언젠가 깨질 기록이라면 우리가 깨뜨렸으면 좋겠습니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홈경기에 앞서 이 같은 바람을 드러냈다. 앞선 8경기에서 2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kt의 계투진을 두고 한 말이었다.

장 감독의 마음을 알아챘는지, 넥센 타자들은 이날 그야말로 원 없이 실컷 방망이를 휘둘렀다. 상대 선발 주권에 이어 등판한 정성곤까지 두들겼다. 이날 12-2의 대승을 거둔 넥센은 개막 5연패 후 파죽의 4연승을 달렸다.

4연승 기간에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는 마치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타격 지표는 경이적이다. 총 67안타(6홈런)를 몰아치며 45득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팀 타율은 무려 0.401(167타수67안타)에 달하고, 경기당 11.25득점의 엄청난 화력이다. 박병호(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과 같은 홈런군단의 이미지는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터진 한 방과 특유의 몰아치기를 앞세워 개막 후 5연패를 당했던 악몽마저 깨끗이 씻어냈다. 지난해 통합우승팀 두산과 올 시즌 단독선두였던 kt를 상대로 거둔 4연승이라 더 의미가 크다.

넥센 이정후. 스포츠동아DB
넥센 이정후. 스포츠동아DB

긍정적인 분위기는 타순 변화에서부터 시작됐다. 연승의 시발점이었던 4월7일 잠실 두산전부터 고종욱이 1번, 서건창이 3번 타순에 배치됐다. 기존에는 고종욱이 7번, 서건창이 1번타자로 나섰는데, 개막 5연패 직후 변화를 준 것이다. 여기에 이정후를 2번, 허정협을 7번에 배치한 것도 대성공이었다. 고종욱과 이정후가 출루하면 서건창과 윤석민이 주자를 불러들이는 것이 최적의 득점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4번타자 윤석민은 이 기간에 20타수12안타(타율 0.600)로 5타점을 쓸어 담았고, 서건창도 20타수11안타(타율 0.550)를 기록했다. 3~4번타자의 맹타에 7번 허정협이 8타수6안타(0.750), 6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8번 김하성과 9번 박동원도 장타력을 갖춘 터라 쉽게 승부할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김하성은 이날 6-0으로 앞선 5회 3점홈런(1호)을 터트리며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위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12-2 승리를 거둔 후 넥센 윤석민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위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12-2 승리를 거둔 후 넥센 윤석민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장 감독은 “나는 선수들에게 박수만 쳐줬을 뿐이다. 이렇게 잘했는데, 달리 할 말이 있냐”며 싱글벙글 웃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때마다 기회를 잡고 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는 신인 이정후와 허정협 등 신진세력의 활약을 두고 한 말이다. 이정후는 이날 5타수2안타1타점, 허정협은 4타수3안타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지휘관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또 kt의 2번째 투수였던 정성곤을 상대로 3점을 뽑아내며 “불펜 무실점 기록을 우리가 깨트렸으면 한다”던 장 감독의 소박한 바람도 이뤄졌다.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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