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위반점 제도 변경…판이 바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2일 05시 45분


경륜경정사업본부가 보다 박진감 넘치고 공정한 경주를 위해 4월7일부터 경륜 경주규칙 위반점 제도를 변경했다. 몸싸움을 줄이고 선수들에게는 꾸준한 벌점관리를 요구하는 새 시스템은 선행형에게는 반가운 제도개선이지만 추입형에게는 부담스러운 룰이다. 사진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가 보다 박진감 넘치고 공정한 경주를 위해 4월7일부터 경륜 경주규칙 위반점 제도를 변경했다. 몸싸움을 줄이고 선수들에게는 꾸준한 벌점관리를 요구하는 새 시스템은 선행형에게는 반가운 제도개선이지만 추입형에게는 부담스러운 룰이다. 사진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누적 위반점 100점 넘으면 1회 출전 정지
위반행위 없을 땐 5점 삭감…경기 변수로
낙차사고 감소 기대…추입형 손해 전망도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가 고객들에게 보다 좋은 경주를 선보이기 위해 경륜 경주규칙 위반점 제도를 4월7일부터 변경했다.

위반점은 선수가 경주규칙 위반으로 주의, 경고 등의 제재를 받을 때 받는 점수다. 기존에는 선수개인별 최근 3회차 위반점을 합산해 40점을 초과하면 다음 회차 1회 출전정지 처분을 받고 위반점 40점을 삭감했다. 최근 3회차 위반점 합계가 40점을 넘지 않으면 되고, 그 이전의 위반점은 자동으로 사라지면서 악용의 소지가 있었다. 이번에 변경된 내용은 선수개인별 위반점을 누적 합산해 100점을 넘을 때 다음 회차 1회 출전정지 처분을 내리고 위반점 100점은 없어지는 것으로 했다. 또 매회차별 경주규칙을 위반하지 않은 선수는 누적 합산점수에서 5점을 삭감해주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선수들이 위반점 누적관리를 위해 보다 안전한 경주운영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문가들은 “새 규정이 잘 적용되면 낙차발생과 위반행위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 경주 흐름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선행형=이득, 추입형=손해’라고 새 제도의 효과를 정리했다.

경주규칙 위반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상황은 자리 잡기를 위한 몸싸움 과정이다. 자리 잡기에 실패하면 강자를 마크하기 위해 몸싸움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경주규칙 위반이 많이 발생한다. 변경되는 위반점 제도에서는 위반점이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점수관리를 위해서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힘들게 됐다. 따라서 몸싸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선행형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다.

선행형이 위반할 수 있는 것은 후미 선수들을 견제하기 위한 대각선 주행이나, 앞 선수 추월과정에서 규제거리 이내 진입위반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선행능력을 갖춘 선수는 무리해서 강자를 마크해 자리를 뺐기 보다는 먼저 치고 나설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타이밍 싸움이 되어 먼저 주도권을 잡은 쪽이 유리하다. 반면 젖히기 능력이 없는 선행형에게는 오히려 새 규정이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몸싸움 제재의 방편으로 개정된 이번 위반점 제도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대상은 추입형 선수들이다. 대부분 추입형 선수들은 강자 마크에 실패할 경우 몸싸움을 통해 마크를 빼앗거나 끊어먹기 식으로 마크 경합에 뛰어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위반점 100점을 채우는 것은 순식간이다.

또한 선행형을 뒤따라가다가 내선에 있는 선수들과 병주 상황이 발생하면 위반점 때문에 자연스럽게 후미로 밀릴 경우도 생긴다. 따라서 추입형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 몸싸움을 피하려고 끌어내기(미리 앞쪽에 있다가 강자가 앞으로 치고 나올 때 그 꼬리를 뒤따르는 전법)를 시도해 먼저 내선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경륜전문가들은 “위반점 제도의 변경으로 낙차나 몸싸움이 많이 줄어들어 경주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이 없어지고 양질의 경주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추입형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질 것이다. 강축 선수들은 태만한 경주를 피하려고 무리한 선행 승부를 펼칠 가능성도 보인다. 따라서 위반점을 관리하는 선수들을 특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고, 당분간은 끌어내기를 시도할 선수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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