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시즌 1호’ kt 김진욱 감독 퇴장의 재구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0일 05시 30분


9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kt 김진욱 감독이 2회말 2사 1,2루에서 1번 이대형의 안타 때 2루주자 하준호의 홈에서 세이프 판정번복과 관련 심판에게 항의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9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kt 김진욱 감독이 2회말 2사 1,2루에서 1번 이대형의 안타 때 2루주자 하준호의 홈에서 세이프 판정번복과 관련 심판에게 항의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평소 성품답지 않은 격렬한 항의가 5분 넘게 이어졌다. 그러자 주심의 손이 당사자를 가리키더니 이내 덕아웃 밖을 향했다. 올 시즌 첫 감독 퇴장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kt 김진욱(57) 감독이 9일 수원 삼성전에서 2017 KBO리그 1호 퇴장의 불명예를 안았다. 평소 온화한 성품과 깔끔한 매너로 정평이 나있는 김 감독. 팀 역시 초반 순항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김 감독은 왜 격렬한 항의를 마다하지 않았을까.

● 합의판독 이의제기가 1호 퇴장으로

문제의 발단은 득점과 관련된 홈 판정이었다. kt는 2회말 공격에서 천금같은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이진영의 중월 2루타와 장성우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데 이어 후속타자 조니 모넬의 우전안타와 심우준의 1타점 좌월 땅볼로 2-0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2사 1·2루 이대형의 타석. 이대형은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냈고, 2루주자 하준호가 3루를 돌아 홈을 노렸다. 이에 삼성 포수 권정웅은 우익수 구자욱의 송구를 받아 하준호의 홈 질주를 막아섰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원현식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러자 삼성 김한수 감독이 비디오 합의판독을 요구했다. 박빙의 순간이었던 만큼 결과까지는 5분의 시간이 걸렸다. 최종판정은 원심 번복.

그러나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kt 김진욱 감독이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홈 충돌 방지법’을 들어 상대포수 권정웅의 블로킹을 놓고 재차 비디오 합의판독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심판진은 합의판독에서 홈 블로킹 과정까지 살펴봤기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런데 김 감독의 항의는 쉽게 수그러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은 채 5분 넘게 항의를 이어갔다. 이미 삼성 수비진은 덕아웃에 들어간 뒤였고 kt 야수들이 하나둘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상황이었지만, 김 감독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원현식 주심은 KBO리그 규정 제28조 12-4항(비디오 합의판독 최종판정에 항의하는 감독에게 퇴장을 명한다)을 들어 김 감독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경기 뒤 만난 김 감독은 당시 상황을 복기하며 룰을 숙지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김 감독은 “심판진에게 다가간 이유는 항의가 아니었다. 다시 합의판독을 봐달라는 뜻이었다”면서 “심판진이 처음에 홈충돌방지법을 함께 살펴봤다고 이야기한 내용을 잘못 이해해 이의제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후 주심이 ‘올해부턴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면 규정상 바로 퇴장을 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해 나도 잘못을 인정하고 퇴장명령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감독은 해프닝 이후 감독실에서 TV 중계화면을 통해 팀의 4연승을 봐야했다.

수원 | 고봉준 기자 shtu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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