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미워도 다시 한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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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 “대안도 시간도 없다”
월드컵 최종예선 끝까지 지휘봉
우즈베크 승점 1점차 압박 속 남은 3경기 방문 2번으로 부담

팬들은 실망했지만 대안이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3)이 계속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는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어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기술위원들과 격론을 벌인 끝에 감독을 다시 한번 신뢰하기로 했다. 과거에도 선수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저력을 믿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달 23일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0-1로 패하는 ‘창사 참사’를 겪은 데 이어 28일 시리아와의 7차전에서 졸전 끝에 1-0으로 이겼다. 이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비난 여론은 급격하게 확산됐다.

찬반 논의는 있었지만 기술위원회 소집 전부터 슈틸리케 감독이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중국에 진 뒤 “사령탑 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고 시리아전 직후 이 위원장이 제출한 사표도 반려했기 때문이다.

여론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슈틸리케 감독이 유임된 것은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남은 최종예선 3경기를 위해 슈틸리케 감독을 뛰어넘을 해외파 ‘명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중국처럼 대표팀 감독(마르첼로 리피)에게 2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지급할 수 있는 실정도 아니다. 새 감독을 영입한다 해도 짧은 기간에 팀을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한국은 최종예선 7경기에서 4승 1무 2패(승점 13)로 이란(승점 17)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할 수 있지만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게다가 남은 3경기 가운데 2경기는 방문경기다.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 방문경기에서 한 골도 못 넣은 채 1무 2패로 부진하다.

2014년 9월 대표팀을 맡은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 1월 아시안컵 준우승, 그해 8월 동아시안컵 우승,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무실점 전승 등의 성적을 거두며 한때 ‘갓틸리케’라고 불렸지만 지난해 9월에 막을 올린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잇따라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궁지에 몰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6월 13일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8차전 방문경기를 통해 재신임 뒤 첫 경기를 선보인다.

이 위원장은 “상대 팀들과 비교해 우리는 훈련 시간이 짧았다. 6월 대표팀을 1주일 정도 일찍 소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코칭스태프 보강도 감독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슈틸리케#축구대표팀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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