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부시 前대통령, 폐렴 딛고 슈퍼볼 동전던지기

경기장 7만 관중 기립박수로 환호

병상을 박차고 일어난 조지 부시 전 대통령(93)이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의 시작을 알렸다.

부시는 텍사스 주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1회 슈퍼볼 경기 시작 직전 휠체어를 타고 부인 바버라 여사와 함께 경기장에 나타나 양 팀의 공수를 정하는 동전을 던졌다. 폐렴 증상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한 지 6일 만의 공식 석상 등장이었다. 부시 행정부에서 비서실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제임스 베이커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7만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열렬한 스포츠팬인 부시는 지난해 12월 말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로부터 슈퍼볼에 정식 초청을 받았고 이를 수락했다.

부시는 동부 매사추세츠 주 출신이지만 휴스턴이 고향이나 다름없다. 석유 사업을 위해 20대 때 텍사스로 이주한 부시는 30대 중반 텍사스 남부 휴스턴에 정착했다. 휴스턴을 지역구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차남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아버지(Dad), 큰 경기 시작을 알리는 멋진 동전 던지기였다”고 트위터에 소감을 밝혔다. 펜스도 부시와 이날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만나게 돼 영광이다. 그의 국가를 위한 봉사는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고 적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