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 마스코트를 한새에서 꿀벌로 바꿨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처럼 공격적인 배구단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속내는 따로 있었다. 최근 두 시즌 최하위에 그치자 ‘만년 꼴찌’ 이미지를 벗어버리고자 한 것이 진짜 속내였다.
우리카드가 달라졌다. 우리카드는 15일 안방인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3-1(22-25, 25-21, 25-19, 25-23)로 승리하며 3위에 올랐다. 올 시즌 장충체육관 최다 관중(4010명) 앞에서 4연승의 기쁨도 안았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이날 양 팀에서 가장 많은 32득점을 한 외국인 선수 파다르(21)가 있다. V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연소인 파다르가 국내 무대에 적응하면서 우리카드의 무기 또한 예리해졌다. 구단 관계자는 “시즌 초반 무리하게 힘으로만 몰아붙이려던 파다르가 최근에는 여유를 갖고 빈틈을 노리기 시작했다. 스스로도 한국에 와서 ‘많이 배웠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에만 세 차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파다르는 11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올 시즌 한 세트 최다 득점(16점)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리시브와 디그를 합쳐 계산하는 수비 부문 1위(세트당 6.967) 신으뜸(30)의 숨은 역할도 빛났다. 우리카드 선수층도 두꺼워졌다. 지난 시즌 신인왕 나경복(23)은 토종 에이스 최홍석(29)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메웠고 실업팀을 거쳐 올 시즌 프로무대에 돌아온 국내 최장신 센터 김은섭(28·211cm) 또한 꾸준히 팀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더구나 하위권 KB손해보험, OK저축은행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어 우리카드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시즌 전 선수들과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3위 자리가 기분 좋지만 들뜨지 않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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