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에서 강서브를 맡고 있는 이시우입니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신인 선수 이시우(22)는 곧잘 아이돌 가수처럼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시우는 올 시즌 세트 후반 서브가 약한 선수를 대신해 서브를 책임지는 ‘원 포인트 서버’로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다.
결과도 좋다. 12일까지 이시우가 서브를 넣었을 때 상대팀의 리시브 성공률은 27.3%밖에 되지 않는다. 팀 선배이자 서브 득점 3위(세트당 0.383점)인 문성민(30)이 서브를 넣을 때 상대 팀 리시브 성공률 28.4%보다 낮다. 원 포인트 서버로 33번 출전한 이시우는 올 시즌 기록한 통산 5득점을 모두 서브로 올리고 있다.
원 포인트 서버라고 서브를 딱 한 차례만 넣는 건 아니다. 팀이 득점을 올리면 계속 서브를 넣을 수 있다. 이시우는 1일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3세트에 6번 연속 서브를 넣었다. 17-12로 앞선 상황에서 코트에 나선 이시우는 점수가 22-13으로 크게 벌어지고 나서야 다시 선수 대기 구역으로 돌아갔다. 이시우는 코트에 한 번 나갈 때마다 서브를 평균 1.55차례 넣은 뒤 다시 주전 선수에게 자리를 돌려줬다.
이 부문 최고는 한국전력 이승현(30)이다. 이승현은 원 포인트 서버로 나왔을 때 서브를 평균 1.66차례 시도했다. 올 시즌 10번 이상 원 포인트 서버로 출전한 선수 중 최고 기록이다. 이승현은 올 시즌 원 포인트 서버 출전 횟수(38회)가 가장 많은 선수이기도 하다.
이승현이 원 포인트 서버로 서브를 평균 1.66차례 시도했다는 건 서브 기회 세 번 중 두 번은 서브를 두 개 연달아 넣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팀도 득점을 많이 올렸다. 올 시즌 남자부 경기에서 서브를 넣는 팀이 득점에 성공할 확률은 30.0%다. 이승현은 이 기록을 41.3%로 끌어올리는 원 포인트 서버다.
삼성화재 세터 이민욱(21)도 서버로서 제몫을 다했다. OK저축은행 세터 이민규(24)의 동생인 이민욱은 유광우(31)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이민욱의 서브로 랠리를 시작했을 때 삼성화재가 점수를 올린 비율은 40.5%로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이민욱이 이승현에 이어 두 번째로 원 포인트 서버 출장 기회(33회)를 많이 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배구에서 서브 제한 시간은 8초다. 원 포인트 서버는 이 8초 안에 오직 서브로만 자기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8초의 승부사’들이 쏘아 올린 ‘서브 폭탄’으로 V리그 코트가 열기를 더하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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