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두 별 “코트여, 안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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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변연하-삼성생명 이미선… 은퇴식서 동료-팬들과 작별 인사

KB스타즈 변연하(왼쪽 사진 오른쪽)가 3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KB스타즈 주장 강아정으로부터 후배들의 사인이 담긴 자신의 유니폼을 선물받고 있다. 삼성생명 이미선(오른쪽 사진)은 2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맨발로 코트에 서서 눈물을 훔쳤다.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은 두 선수의 등번호 10번과 5번을 각각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WKBL 제공
KB스타즈 변연하(왼쪽 사진 오른쪽)가 3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은퇴식에서 KB스타즈 주장 강아정으로부터 후배들의 사인이 담긴 자신의 유니폼을 선물받고 있다. 삼성생명 이미선(오른쪽 사진)은 2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맨발로 코트에 서서 눈물을 훔쳤다. KB스타즈와 삼성생명은 두 선수의 등번호 10번과 5번을 각각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가 연 이틀 ‘큰 별’과 이별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KB스타즈는 30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과의 안방 개막전 하프타임 때 ‘변코비’ 변연하(36)의 은퇴식을 열었다. 변연하는 올 4월 은퇴선언 전까지 8시즌 동안 KB스타즈에서 뛰면서 박빙의 승부처마다 거침없이 외곽포를 쏘아대며 최다 3점슛 신기록(1014개)을 쓴 한국 여자농구 최고의 슈터였다. 하지만 이날 질끈 묶었던 머리를 풀고 검은 정장 차림으로 코트에 선 변연하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26년간 선수생활을 했는데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하면서 코트에 이렇게 서 있으려니 미련이 남네요.”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한 변연하는 “선수로 뛰면서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기에 행복하게 물러나겠습니다. 팬들께 받은 사랑, 이제는 후배, 동료들에게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베푸는 지도자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라는 인사를 남기고 코트를 떠났다. 이날 KB스타즈는 KDB생명을 61-46으로 이겼다.

 전날 경기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우리은행의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도 삼성 이미선(37)의 은퇴식이 있었다. 1998년 데뷔한 이미선은 2005년 7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이듬해 5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져 은퇴 위기에 놓였지만 2007년 성공적으로 복귀해 지난 시즌까지 삼성생명에서 19년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다.

 경기 전 열린 은퇴식에 이미선은 등번호 ‘5번’ 유니폼과 트레이드마크인 ‘흰색 헤어밴드’ 대신 검은 원피스에 정돈된 단발머리로 나타났다. 신발도 차림새에 어울리는 검정 하이힐을 신었다. 하지만 정작 은퇴식이 시작되자 이미선은 구두를 벗고 맨발로 코트에 섰다. “은퇴식이라 예쁘게 화장도 하고 힐도 신고 왔는데 코트에서는 운동화를 신는 게 예의라고 생각한다”는 이미선에게 후배 강계리는 검은색 운동화를 신겨줬다. 이날 19년간 이미선이 지켜왔던 5번 유니폼은 영구결번이 돼 체육관 가장 높은 곳에 걸렸다.

 한편 같은 날 2016∼2017 KCC 남자프로농구 SK-LG전에서는 김선형(SK)이 개인 최다득점과 올 시즌 한 경기 국내선수 최다득점(28점)을 올린 데 힘입어 SK가 100-82로 개막 후 첫 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모비스만 22일 개막 후 첫 승을 거두지 못한 팀으로 남게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변연하#이미선#여자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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