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저주, 결국 컵스 발목 잡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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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서 클리블랜드에 3, 4차전 패배… 월드시리즈 1승 3패 벼랑끝 몰려

  ‘염소의 저주’가 올해도 시카고 컵스의 발목을 잡는 걸까.

 컵스는 30일 안방인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4선승제) 4차전에서 클리블랜드에 2-7로 패했다. 전날 같은 곳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0-1로 패했던 컵스는 이로써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수비 불안이 문제였다. 컵스는 1-1 동점이던 2회초 1사 이후 3루수 크리스 브라이언트(24)가 송구 실책 2개를 저지르며 1-2 역전을 허용했고,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클리블랜드 선발 코리 클루버(30)는 1회말 선취점을 내줬지만 그 뒤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컵스는 1908년 이후 107년 동안 한 번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진출도 이번이 1945년 이후 71년 만이다. 이렇게 컵스가 월드시리즈와 인연을 맺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이 염소의 저주다. 염소의 저주는 역시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1945년 월드시리즈 4차전 때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 마스코트였던 염소를 데리고 온 팬을 내쫓은 사건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염소의 저주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야구 역사학자마다 견해가 다르다. 먼저 “컵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는 게 염소의 저주”라는 소수 의견이 있다. 이 경우 염소의 저주는 올해 이미 깨졌다. 그 다음 단계는 “컵스가 (염소를 쫓아낸)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만약 컵스가 31일 역시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패하면 리글리필드에서만 저주에 시달리는지 아니면 월드시리즈 전체가 저주 대상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클리블랜드의 우승으로 시리즈가 끝나기 때문이다. 반면 컵스가 5차전에서 이기면 ‘리글리필드 저주론’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 하고 있다. 1951년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색깔과 표정을 바꾼 뒤 우승에서 더욱 멀어지자 ‘와후 추장의 저주’라는 표현이 생겼다. 클리블랜드는 1승만 더하면 이 저주에서 풀려나게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염소의 저주#컵스#클리블랜드#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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