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의 오판, 84%를 날린 넥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4일 05시 30분


넥센 염경엽 감독.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넥센 염경엽 감독.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역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승리팀의 PO 진출 확률은 84%(25회 중 21회)였다. 단기전은 눈앞의 승부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시리즈 전체를 가져갈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은 1차전 승리는 절실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LG와 준PO 1차전 선발투수로 스캇 맥그레거(30)를 선택했다. 현재 넥센의 에이스는 앤디 밴 헤켄(37)이다. 그러나 염 감독은 일찌감치 1차전 선발로 맥그레거를 내정하고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밴 헤켄 대신 맥그레거가 선택된 이유는 표면적으론 넥센이 가진 태생적인 한계 탓이다. 염 감독은 “우리 팀 사정상 1차전 선발투수는 4차전에 다시 등판하게 된다. 3일 휴식 후 등판할 수밖에 없는데 나이가 있는 밴 헤켄은 이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3선발 체제’는 현행 포스트시즌에서 큰 약점이 있다. 우천순연이라는 ‘요행’이 없다면, 3일 휴식 후 등판하는 투수가 필연적으로 생긴다. 시즌 중 일본프로야구 세이부에서 방출돼 다시 친정 넥센으로 돌아온 밴 헤켄은 KBO리그에 특화된 능력이 있는 투수다. 그러나 염 감독은 체력 문제를 들어 맥그레거와 순서를 바꿨다.

눈앞의 경기보다는 ‘뒤’를 내다본 선택, 이는 1차전 패배로 이어졌다. 맥그레거는 5이닝 5안타 4실점으로 무너졌다. LG 타자들은 1회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낸 뒤, 2회부터 4회까지 3연속 삼자범퇴로 막혔으나 5회 득점권 찬스에서 놓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했다.

맥그레거는 큰 경기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투수다. 반면 밴 헤켄은 넥센의 창단 첫 가을야구였던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7경기서 2승2패 방어율 2.35로 제 몫을 해낸 경험이 있다.

‘뒤’를 보다 시리즈를 망친 대표적인 사례는 2013년 두산이 있다. 준PO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두산은 당시 3승1패로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내리 3연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5차전 당시 구원등판이 가능했던 유희관을 7차전 선발등판을 감안해 내지 않았던 선택이 통한의 패착이 되고 말았다.

고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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