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vs쇼자에이…‘허리 싸움’ 승자가 웃는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5시 45분


축구대표팀 기성용.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기성용. 스포츠동아DB
■ 오늘밤 이란전…조 1위 가자

경기흐름에 결정적인 중원대결
양팀 미드필드 핵심선수로 격돌
기성용 “이제는 이길 때도 됐다”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한국(+2)은 2승1무(승점 7)로 이란(+3)과 동률이지만, 득실차에서 뒤져 조 2위에 올라있다. 한국은 이란 원정 A매치 첫 승과 함께 조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한국과 이란 모두 해외파 선수들이 전력의 핵을 이루고 있다. 특히 중원을 맡은 한국 주장 기성용(27·스완지시티)과 이란 부주장 마수드 쇼자에이(32·그리스 파니오니오스)의 허리싸움이 매우 치열할 전망이다.

쇼자에이는 한국 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이름이다. 한국을 상대로 2골을 뽑은 바 있다. 2골 모두 서울 원정에서 기록했다. 2010년 친선경기에서 이란이 1-0으로 이겼을 때는 결승골을 넣었다. 만 20세였던 2004년 일찌감치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스페인, 카타르, 그리스 등에서 두루 활약한 이란의 대표 공격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포지션을 변경했다. 공격 2선을 책임지는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3차전 원정경기 때는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서기도 했다. 포지션 상 한국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는 기성용과 정면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이란 쇼자에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이란 쇼자에이.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지난달 벌어진 최종예선 1·2차전에서 컨디션 저하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기성용은 6일 카타르와의 3차전 홈경기 때는 1골·1도움을 올리며 3-2 승리를 이끄는 등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올 여름에 기초 군사훈련을 받아 소속팀 합류가 늦어졌고,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초반 출전 기회를 자주 얻지 못했다.

그러나 9월 최종예선 1·2차전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 경기에 빈번히 출전한 덕분에 몸이 확실히 좋아졌다. 카타르전에선 공수를 오가며 맹활약했고, 후반 수적열세에 놓였을 때는 동료들을 이끌며 추가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는 리더십까지 발휘했다. 이란을 상대로도 중원에서 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성용은 이란 원정을 떠나며 “이제는 이길 때도 됐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지만, 기성용이 쇼자에이와의 중원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슈틸리케호’는 좀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기량 대결뿐 아니라 기 싸움도 매우 팽팽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이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2009년 2월 이란 원정 당시 대표팀 주장 박지성(은퇴)처럼 아자디 스타디움을 침묵에 빠트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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