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산 어뢰’ 쑨양, 철옹성 200m도 뚫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올라!2016 리우올림픽]남자 자유형 200m 亞선수 첫 금

중국의 수영 스타 쑨양(25)의 우상은 ‘마린보이’ 박태환(27)이었다. 쑨양이 자신의 미래라고 밝혔던 박태환의 퇴장을 뒤로한 채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수영 자유형 200m 정상에 올랐다.

쑨양은 9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4초65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4년 전 런던 올림픽 이 종목에서 박태환과 함께 공동 은메달을 땄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쑨양은 “아시아 선수가 한 번도 우승한 적 없었던 200m 금메달은 가장 값진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자유형 200m는 신체조건이 열세인 아시아 선수에게는 깨뜨리기 힘든 마의 벽으로 여겨졌다. 이 종목은 턴을 3번, 잠영을 4번 하게 돼 팔과 다리가 긴 서양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쑨양은 2m의 신장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이런 한계와 편견을 깨뜨렸다.

쑨양이 쾌거를 이루기까지는 박태환의 역할도 컸다. 쑨양은 자신의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박태환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목격한 게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박태환은 아시아 선수로는 72년 만에 올림픽 수영 자유형 정상에 섰다.

쑨양은 이틀 전 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눈물을 쏟았다. 게다가 이 종목에서 우승한 호주의 맥 호턴이 쑨양에게 ‘약쟁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해 마음고생까지 했다. 쑨양은 2014년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3개월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었다. 두 선수의 감정 대립은 중국과 호주 팬들의 날선 공방전으로 비화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쑨양은 이날 우승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중국 수영 역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낸 쑨양은 이어 자유형 1500m에서도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쑨양은 이날 금메달 추가로 남자 자유형 개인 종목 5개(50m, 100m, 200m, 400m, 1500m) 중 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선수도 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올림픽#리우#쑨양#자유형#200m#펠프스#수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