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모델 번천도 강도 당한다? 리우는 ‘시티 오브 크라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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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2016 리우올림픽 D-3]“개막식 쇼에 범죄장면 포함돼”
현지 언론 보도에 적절성 논란… 메이렐리스 감독 “상상일뿐” 일축
성화대 점화자엔 “펠레 유력”

브라질이 낳은 세계적인 슈퍼모델 지젤 번천(36)이 강도를 만난다고?

5일(현지 시간) 브라질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번천이 강도를 당한다는 설정 때문이다.
지젤 번천
지젤 번천

여느 대회처럼 리우 올림픽 개막식도 어떤 내용으로 꾸며질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 있다. 하지만 드레스 리허설 등을 통해 내용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오 디아’ ‘폴랴 지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개막식 쇼에서 번천이 리우 출신의 아름다운 여성을 다룬 노래 ‘더 걸 프럼 이파네마(The Girl from Ipanema)’에 맞춰 걷던 도중 공격을 받는 장면이 있다는 것. 드레스 리허설에 참가한 일부 출연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번천이 한 소년에게 강도를 당하고, 이후 경찰이 소년을 체포한다. 하지만 번천은 자신을 공격한 이 강도를 포옹하며 용서하고, 해피엔딩 영화처럼 모든 사람의 축복 속에 막을 내린다”고 내용 일부를 말했다.

현지 언론은 함께 출연하는 몇몇 배우가 이 장면에 불만을 표시하며 본공연 때는 해당 장면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자는 “(이 장면에 대해) 항의했고, 계속 진행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 개막식 총감독은 ‘시티 오브 갓’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의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페르난두 메이렐리스 감독이다.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모델인 번천은 적십자사와 ‘세이브 더 칠드런’ ‘국경없는 의사회’ 등 자선단체들을 후원하고 환경보호에도 열심이다. 설정이긴 하지만 그런 번천이 강도를 당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자 메이렐리스 감독은 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를 보도한 언론사(폴랴)를 거명하며 “폴랴가 어디서 이런 멍청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쇼를 망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바보 같은 상상”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강도 장면 따위는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대된 데는 리우가 ‘범죄 도시’로 낙인찍힌 것도 한몫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실제 번천이 강도를 당하는 장면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면서 이 장면은 설사 있었다 하더라도 삭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막식의 꽃’이라 불리는 개막식 성화 최종 점화자가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축구 황제’ 펠레다. 펠레가 3개월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브라질의 성화 봉송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막식에서 성화를 점화하는 역을 맡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무명의 10대 선수 7명을 공동 점화자로 내세운 2012년 런던 올림픽처럼 파격적인 인물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번천#리우#강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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