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한화 외국인 새역사 도전 ‘복덩이’ 로사리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0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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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윌린 로사리오.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한화 윌린 로사리오.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한화 윌린 로사리오(27)는 후반기 첫 경기인 19일 대전 kt전에서 팀의 17-7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KBO리그 사상 최초로 4연타석 만루상황(1·2·3·5회)에서 타격하는 진기한 역사를 쓰기도 했다. 특히 4타점을 추가하면서 시즌 78타점으로 삼성 최형우(76타점)를 제치고 타점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서는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동시에 겸비한 한화 역대 최고의 외국인타자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로사리오다.

● 정교함과 장타력에 클러치능력까지!

19일까지 8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4(315타수 102안타)에 22홈런(공동 2위), 78타점(단독 1위), 장타율 0.610(4위)에 출루율 0.371로 OPS(출루율+장타율)는 0.981(7위)다. 갈수록 무서워지고 있다는 점이 더 고무적이다. 4월에 한국야구에 다소 적응하지 못하면서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타율은 3할대(0.307)를 기록했지만 삼진만 24개를 당해 물음표가 붙었다. 그러나 5월부터 뜨거워졌다. 5월 2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4에 9홈런 31타점을 올렸고, 6월 24경기에 나서 타율 0.347에 7홈런 25타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7월 10경기를 치르면서 타율 0.350(40타수 14안타) 5홈런, 16타점을 생산했다. 특히 찬스에서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주자 없을 때 타율(0.296)보다 득점권타율(0.342)이 훨씬 높고, 원정(타율 0.276)보다 홈(0.375)에서 더 강해 대전구장을 찾는 한화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 한화의 역대급 외국인타자들은?

한화 구단 역사상 가장 임팩트 있었던 외국인타자는 댄 로마이어와 제이 데이비스, 제이콥 크루즈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두루 갖춰 팀 타선의 핵으로 활약했다. 그런데 모두 태도와 융화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1999년 한화 우승의 주역 로마이어와 데이비스는 실력 면에서는 최상급이었다. 로마이어는 1999년 타율 0.292에 45홈런 109타점을 올렸는데, 45홈런은 구단 역대 시즌 최다홈런 기록으로 남아 있다. 실력을 출중했지만 당시 동료는 물론 코칭스태프에게까지 한 수 아래로 보는 듯한 품행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결국 2000시즌까지 한화에서 뛰다 LG로 이적했다. 데이비스는 1999년부터 2006년(2003년 제외)까지 7년간 장수한 선수로, 한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호타준족의 선수. 통산타율 0.313에 167홈런, 591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경기장 밖의 생활은 모범적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크루즈 역시 2007년 타율 0.321, 22홈런, 85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했지만, 구단에서 감당하기 버거운 까칠한 성격 때문에 포기했다. 크루즈는 이듬해 삼성으로 이적했으나 43경기에만 출장한 뒤 퇴출됐다.

●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갖춘 복덩이

과거 크루즈의 통역을 맡는 등 오랫동안 한화 외국인선수를 경험한 석장현 차장은 “지금까지 한화에 온 외국인타자 중 로사리오가 최고인 것 같다”면서 “실력도 실력이지만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평소엔 장난도 많이 치고 유쾌하지만 훈련할 때나 야구를 할 때는 정말 진지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에서 현지 에이전트들을 만나 들은 얘기인데, 중남미 선수들이 메이저리거가 돼 큰 돈을 만지면 술과 여자 등에 빠지고 흥청망청 돈을 쓰는 사례도 종종 있는데 로사리오는 어린 나이에 큰 돈을 만졌음에도 사치도 하지 않고 행동이 달라진 적이 없는 바른생활의 사나이였다고 하더라”며 일화를 들려줬다.

퇴출된 에스밀 로저스(31)보다 나이가 어렸지만, 종종 로저스가 제 맘대로 할 때면 “팀 분위기에 해가 되는 그런 행동은 옳지 못하다”며 나무라기도 했다고 한다. 석 차장은 “혼자 비디오를 보며 연구를 한다거나, 물론 다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한국 코치들의 조언을 일단 들으려고 한다. 한국야구를 존중하고 배우려고 하는 태도로 인해 동료들도 좋아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로사리오는 입버릇처럼 “개인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홈런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타점을 올려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역대 한화 소속 외국인선수가 KBO리그 타점왕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개인타이틀을 차지한 외국인선수도 2005년 득점(90) 1위에 오른 제이 데이비스가 유일했다. 과연 로사리오가 한화 외국인선수 최초로 타점왕에 오르는 역사를 쓰게 될까.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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