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박건우 사이클링히트 ‘잠 못 이루는 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17일 05시 45분


두산 박건우가 1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에서 9회초 3루타를 터트리며 KBO 역대 20번째이자 데뷔 후 첫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 박건우가 1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에서 9회초 3루타를 터트리며 KBO 역대 20번째이자 데뷔 후 첫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전서 2루타-홈런-1루타-3루타 대폭발
KBO 역대 20번째…두산 선수로는 네번째
“마지막 3루 밟는 순간 부모님이 생각났다”

두산 박건우(26)가 그야말로 원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1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에서 2루타∼홈런∼1루타∼3루타를 차례로 터트리며 KBO리그 역대 20번째이자 개인 첫 번째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자신의 타격 재능을 유감없이 뽐낸 한판이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날 박건우를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시켰다. 박건우에게 그만큼 많은 타격기회가 찾아왔다. 첫 두 타석의 범타(우익수 뜬공, 투수 땅볼)는 약이었다. 3-3 동점이던 5회초 무사 2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역전 2루타를 터트리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이날의 결승타이자 사이클링히트의 출발점이었다.

7-3이던 6회초에는 장타력을 뽐냈다. KIA 전상현의 2구째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시즌 7호)으로 연결했다.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아치였다.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린 박건우는 8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우전안타를 터트렸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하나만 남아 있었다.

박건우는 홈런보다 더 어렵다는 3루타를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해냈다. 1사 1루에서 정용운의 4구를 공략했고, 타구는 중견수 이진영의 키를 훌쩍 넘어 펜스까지 굴러갔다. 타구를 확인한 박건우는 3루로 전력질주했고, 판정은 세이프. 사이클링히트가 완성된 순간이었다. 박건우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만끽했다.


단순히 사이클링히트만 빛난 게 아니었다. 박건우는 이날 6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4득점의 눈부신 활약으로 팀의 13-4 승리를 이끌었다. 원정 3연전을 스윕한 두산은 최근 4연승을 이어갔다. 박건우는 시즌 타율을 0.340(191타수65안타)까지 끌어올렸다.

가장 최근에는 김주찬(KIA)이 4월15일 광주 넥센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두산 선수로는(전신 OB시절 포함) 임형석(1992년), 이종욱(2009년·현 NC), 오재원(2014년)에 이어 4번째로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했다.

박건우는 경기 후 “얼떨떨하다”며 “그동안 나를 도와주신 부모님과 감독님, 코치님, 동료 선수들과 팬들께 감사드린다. 9회초 타석에 들어설 때 사이클링히트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출루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3루타가 나왔다. 부모님께서 내가 야구를 못해서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3루를 밟은 순간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번타자로 많이 나가고 있는데, 내가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더 공격적으로 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광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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