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천재골퍼의 부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SK텔레콤서 3년 8개월만에 우승… 18번홀 7m버디 성공… 김경태 제쳐
19세때 최연소 첫승후 긴 슬럼프 극복

18번홀에서 7m짜리 버디를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는 이상희. KPGA 제공
18번홀에서 7m짜리 버디를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는 이상희. KPGA 제공
1타 차 선두였던 이상희(24·한국체대)는 18번홀(파5)에서 7m 버디 퍼팅을 남겨 놓고 있었다. 2위 김경태(30)는 1.5m 버디 기회를 잡았다. 버디를 놓칠 경우 연장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상희의 퍼터를 떠난 공은 컵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피아노 치는 골퍼’ 이상희는 22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오픈 4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김경태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이상희는 2012년 KPGA선수권 이후 3년 8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 2억 원을 받았다. 상금 랭킹 2위.

원숭이띠인 이상희는 신인 때인 2011년 NH농협오픈에서 19세 6개월 10일로 트로피를 안으며 역대 KPGA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유망주였다. 일본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뒤 한일 투어를 오갔지만 3년 넘게 무관에 그치는 슬럼프를 겪었다. 이번 대회 개막 전날 고열로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3시간만 자고 출전한 그는 첫날을 5언더파로 마친 뒤 “마음 비우고 힘을 뺐더니 더 잘됐다”며 웃었다. 취미로 배운 피아노를 수준급으로 연주하는 그는 “우승하고 싶어 SK텔레콤의 상징 색깔인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너무 기뻐서 트로피 안고 동네를 뛰어다니고 싶다”고 했다. 우승 비결로는 퍼팅을 꼽았다. “올 시즌부터 왼쪽 눈을 잘 활용하기 위해 퍼팅 라인을 읽을 때 옆으로 비켜 앉는 자세를 취했는데 효과가 있었다. 마지막 홀 퍼팅을 앞두고는 홀까지 검은색 라인이 보일 정도로 자신 있었다. 경험 많은 골프장 소속 캐디에게서 바람 체크와 퍼팅에 큰 도움을 받았다.”

3위로 끝낸 박상현은 상금 선두(2억6000만 원)를 지켰다. 최경주는 최진호 김도훈 김봉섭 등과 공동 5위로 마쳤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sk텔레콤#이상희#한국프로 골프(kpga)투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