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5연승 반등, 빛나는 김기태 ‘동행’ 야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17일 05시 45분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가 올 시즌 최다인 5연승을 내달리며 중위권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연쇄부상 속 반등의 배경에는 김기태 감독의 ‘동행 야구’가 있다.

KIA는 16일까지 17승17패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시즌 초반 8경기를 치른 시점 이후 처음이다. 마운드에 부상 이탈자가 속출한 가운데 이룬 결과라 더욱 값지다. 현재 선발 윤석민과 임준혁, 중간계투 김윤동 한승혁이 빠져있다.

연승 기간, 없는 살림에도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 특히 올 시즌 KIA의 캐치프레이즈인 ‘동행’을 떠올릴 법한 모습들이 계속 나온 게 인상 깊다.

● 에이스의 뒤늦은 첫 승, 미안했던 타자들의 ‘각성 효과’

에이스 양현종은 13일 광주 한화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8번째 등판에서 거둔, 7전8기의 승리였다. 사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전까지 경기당 득점지원이 1.86점에 불과했다. 7경기 중 6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했음에도 승리가 없었고, 7일 고척 넥센전에선 완투패를 당하기도 했다.

투수와 타자간의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투타가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 타자들은 에이스의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했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양현종도 첫 승 이후 “오히려 나보다 타자들이 마음고생이 심했다. 점수를 내려 노력해도 안 되서 자책하는 모습을 많이 봐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할 정도였다.

에이스에 대한 책임감으로 KIA 타자들은 확실히 ‘각성’했다. 어느새 팀 타율 3위(0.287), 팀 홈런 공동 3위(36개)까지 올라왔는데, 그 배경에는 5월 성적(팀 타율 0.313·14홈런)이 있었다. 5월 들어 KIA 타선은 선두 두산(0.341·20홈런) 다음으로 뜨겁다.

● 집단 마무리로 팀 세이브 1위, ‘동행’ 실천하는 김기태 감독

KIA 야구의 ‘동행’을 확인할 수 있는 독특한 수치가 있다. 마무리투수가 승리를 지켰을 때 주어지는 세이브다. KIA는 팀 세이브 1위(13개)를 달리고 있지만, 개인 순위에선 KIA 투수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고정 마무리 없이 ‘집단 마무리 체제’로 거둔 성과다. KIA의 13세이브를 살펴보면 김광수(3개), 최영필 곽정철 홍건희(이상 2개), 한기주 배힘찬 임기준 김윤동(이상 1개) 등 무려 8명이 뒷문을 나눠 맡았다. 선수들도 혼자 짐을 짊어지기 보다는 부담을 나눠 함께 막는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15일 광주 한화전에선 현역 최고령 선수인 최영필이 구멍난 선발로테이션을 메우기 위해 2095일 만에 선발 등판해 역대 우완 최고령 선발등판(42세 2일) 기록을 새로 썼다. 김기태 감독은 2.1이닝 1실점한 최영필을 교체하면서 직접 마운드에 올라 베테랑을 예우했다. 그가 강조해온 ‘동행’을 직접 실천하는 모습이었다. 캠프 때 그가 말한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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