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왕정훈 “내가 王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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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2세 트로피서 유럽투어 첫승
대기선수로 참가했다가 출전 행운
2차 연장서 스페인 선수 제쳐

왕정훈이 9일 모로코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왕정훈은 이날 우승으로 세계 랭킹도 지난주 133위에서 88위로 끌어올렸다. 유럽프로골프투어 트위터
왕정훈이 9일 모로코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왕정훈은 이날 우승으로 세계 랭킹도 지난주 133위에서 88위로 끌어올렸다. 유럽프로골프투어 트위터
국내 남자 프로골프투어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린 한국 유망주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왕정훈(21·한국체대)은 9일 모로코에서 끝난 유럽프로골프투어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한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나초 엘비라(스페인)를 제치고 우승했다. 당초 이 대회 출전 자격이 없어 대기 선수 3번으로 있다 불참 선수가 나오면서 가까스로 출전 기회를 얻은 왕정훈은 생애 첫 유럽투어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25만 유로(약 3억3000만 원)를 받았다. 4라운드 마지막 홀에 이어 1, 2차 연장전을 치른 18번홀(파5)에서 3연속 버디를 낚는 집중력을 보인 왕정훈은 “모로코 왕을 기념하는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왕(王)씨 덕분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이로써 최근 3주 동안 유럽투어에서 이수민(23·CJ오쇼핑)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우승자가 탄생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관계자는 “국내 투어는 연간 12개 정도밖에 치르지 못하고 있어 많은 선수가 생계까지 걱정할 처지다. 실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일찌감치 유럽, 아시아, 일본 등 해외 투어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투어는 성적에 따른 랭킹 포인트가 많고 상금 규모도 큰 반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보다는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선호되고 있다.

중학교 시절 필리핀에서 6년 동안 골프 유학을 했던 왕정훈은 17세 때인 2012년 중국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준우승으로 통과한 뒤 2013년 프로 데뷔 후 주로 아시아투어에서 활동했다. 올 시즌 유럽투어 최연소 우승자가 된 왕정훈은 2018시즌까지 유럽투어 출전권을 확보하면서 133위였던 세계 랭킹을 88위까지 끌어올렸다. 한국 선수로는 안병훈(24위), 김경태(43위), 이수민(68위)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왕정훈#유럽프로골프투어#하산 2세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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