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마·상 다 뗐다…” 류중일의 깊은 한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6일 05시 45분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발디리스·안지만·김건한 1군제외
“마무리는 그때그때 다를 것” 고민

“차·포·마·상 다 떼고 한다.”

넥센-삼성전이 열린 5일 어린이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삼성 류중일(사진) 감독은 아롬 발디리스, 안지만, 김건한의 엔트리 말소 소식을 전하며 이 같이 말했다. 류 감독의 목소리에 근심이 묻어났다. 외국인선수 3명 중 2명이 빠진 데다 마무리도 공석이 됐으니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삼성은 올 시즌 외국인선수 3명 중 앨런 웹스터만 1군에 남아있다. 콜린 벨레스터는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아킬레스건이 좋지 않은 발디리스는 아예 3군으로 내려갔다. 마무리 안지만은 허리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엔트리에서 뺐다. 전날(4일) 2이닝 만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선발요원 김건한도 2주 뒤에나 돌아올 수 있다. 그나마 가용할 수 있는 자원들마저 사라지니 답답할 노릇이다.

류 감독은 “발디리스는 아프다 보니 수비가 안 된다. 순발력이 떨어지면 배트도 잘 못 돌린다. 느린 타구를 잡으러 달려가지도 못한다. 일단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훈련을 시킬 것이다. 외국인선수가 활약하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가 큰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김건한은 MRI를 찍어보니 팔꿈치 근육이 문제였다. 안지만도 허리와 팔꿈치가 아프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대체자도 없다. 류 감독은 “마무리는 그때그때 다를 것이다”고 했다. 당분간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심창민, 박근홍이 상황에 따라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안지만∼임창용(KIA)이 8∼9회를 책임지며 안정감을 자랑했는데, 기존 마무리 임창용이 불법 해외원정도박으로 방출되면서 계획이 꼬여버렸다. 안지만이 합류했지만 필승계투조의 무게감이 눈에 띄게 떨어진 탓에 상대 타자들에게 ‘만만하다’는 인상을 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지만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천만다행으로 삼성은 5일 넥센에 5-2 승리를 거두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박근홍과 심창민이 2.1이닝을 실점 없이 막고 3점차 리드를 지켰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2명과 마무리 없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이 초반부터 불어 닥친 대형 악재를 어떻게 이겨낼지 지켜볼 일이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라는 류 감독의 푸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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