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상 “자식 버릴순 없지않나, 박태환에 한번 더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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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29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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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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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파문’으로 18개월의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던 박태환(27)이 징계 해제 뒤 동아수영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국내 규정상 국가대표로 나설 수는 없는 처지다. 그의 스승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은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노 감독은 28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태환)본인이 그 동안 반성도 많이 했고 아주 열심히 해 줬다”며 “무엇보다도 자성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제자 박태환의 동아수영대회 4관왕의 의미를 짚었다.

리우올림픽 출전 불가 결정에 대해서는 “저는 대한체육회 모든 규정과 결정을 준수하고 존중하는 입장이며, 모든 선수나 단체에게 공평하게 규정을 적용하는 형평성 문제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노 감독은 이어 국가대표 국내 규정인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 5조 6항에 대해 언급했다. 박태환은 지난 2014년 도핑 징계를 받아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지난달 선수 신분을 회복했다. 하지만 국내 국가대표 선발규정 5조 6항에 따라, 징계가 끝난 이후 3년 내에는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될 수 없다.

노 감독은 “특정인을 위한 규정개정은 없다는 말씀을 언론을 통해 많이 들었다”며 “형평성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국내에만 국한시켜서 보면 다 맞는 말씀이다. 그러나 국제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는 형평성에 심각하게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국 선수들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반도핑규정을 적용받고 있고, 그 규정에는 도핑 관련 징계기간 만료 후에는 대회출전을 못한다는 추가제재가 없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보면 우리가 3년 간 국가대표 선발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세계반도핑방지규약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이중징계”라고 강조했다.

박태환은 25일부터 28일까지 치른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을 겸하는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유형 1500m, 200m, 400m, 100m에서 모두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하며 대회 4관왕이 됐다. 뛰어난 성적이었지만 국가 대표로는 나설 수 없다. 시합이 끝난 후 박태환은 기자회견에서 “이제 내 할 일은 끝났다”고 말했다. 스승인 노 감독은 이 자리에서 “태환이를 꼭 올림픽에 보내고 싶다”며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개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태환에 대한 올림픽 출전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노 감독은 “자식 키우는 심정이다. 자식이 아무리 잘못됐어도 부모라는 건 자식을 버릴 순 없지 않나, 그 동안 심적으로 너무 고생을 한 선수다. 그런데 그런 것에 막혀서 (올림픽에)못 간다는 게 참 가슴 아팠다”며 “마지막으로 부탁드리자면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셨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라고 ‘박태환 구제’를 거듭 호소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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