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MLB 데뷔 후 첫 2안타 2득점…휴스턴 11-1로 눌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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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이대호가 27일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2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휴스턴 좌완 댈러스 카이클을 겨냥해 8번으로 기용돼 5회 내야안타와 7회 선두타자로 나서 구원 우완 마이클 펠리츠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시애틀은 이대호의 2안타와 3번 로빈슨 카노의 만루홈런 등 장단 13안타를 퍼부어 휴스턴을 11-1로 크게 눌렀다.

휴스턴전을 보면서 시애틀의 제리 디포토 단장과 스콧 서비스 감독이 이대호와 애덤 린드를 언제까지 플래툰 시스템으로 기용할지 궁금해졌다. 서비스 감독은 우타자인 이대호를 철저하게 좌완 상대로 기용해 선수 능력의 폭을 좁혀 놓고 있다. 아메리칸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다. 1루수에 애덤 린드를 기용하더라도 이대호를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요지부동이다. 1루수 플래툰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다.

이날 서비스 감독은 좌완 댈러스 카이클임에도 좌타자를 3명이나 기용했다. 톱타자 아오키 노리치키, 3번 로빈슨 카노, 9번에 지명타자 세스 스미스였다. 카노는 간판타자이기 때문에 좌우완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아오키나 스미스는 그만한 급은 아니다. 2회 선두타자 크리스 아이아네타가 2루타로 출루했을 때 이대호는 의식적으로 2루쪽으로 밀어 쳐 1사 3루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좌타자인 아오키와 스미스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이대호의 진루타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아오키는 5회에도 1사 만루에서 1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대호에게도 우완 상대 기회를 이만큼 준다면 훨씬 뛰어난 타격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대호는 과소평가돼 있는 타자다. 일본에서의 활약과 재팬시리즈 MVP는 무시되고 있다. 기록적으로 좌완-좌타자 상대가, 우완-우타자보다 훨씬 떨어진다. 우타자는 우완을 많이 상대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다. 좌완은 우완보다 수 적으로 훨씬 적다. 좌타자가 고비에서 좌완에게 고개를 떨구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대호는 타격 매캐닉에서 미네소타 박병호, 볼티모어 김현수와 견줘 오히려 우위라는 평가를 듣는다. 언제쯤 좌완만 기다리는 타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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