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성 “스피드농구로 명가 재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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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5위 신한銀 리빌딩 착수… 골 밑 지켰던 하은주-신정자 은퇴
포워드 중심 빠른 농구 변신 불가피… “훈련 잘 따라오면 누구나 주전 가능”

여자 프로농구 ‘명문’ 신한은행의 신기성 감독(41·사진)은 이달 초 사령탑에 오른 직후 고민에 빠졌다. 신한은행의 핵심 선수로 활약해 온 센터 하은주(33·202cm)와 신정자(36·185cm)가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KEB하나은행 코치였던 신 감독은 시즌을 마치고 짧은 휴가를 보낸 뒤 4일 신한은행에 합류해 두 선수의 은퇴 소식을 들었다. 생애 첫 사령탑의 설렘 속에 휴가 기간에도 선수단 구성을 고민했던 신 감독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그는 “하은주와 신정자가 우승을 하고 명예롭게 은퇴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둘 모두 은퇴 의지가 확고해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과거 신한은행의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끈 하은주와 5년 연속 리바운드 1위를 차지했던 신정자는 신한은행의 골밑을 책임진 선수들이었다. 이 때문에 두 선수가 빠진 신한은행의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현역 시절 ‘총알 탄 사나이’로 불렸던 신 감독은 스피드를 앞세운 농구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 감독은 “‘높이’가 낮아진 신한은행을 빠르고 역동적인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스몰볼(기동력 좋은 포워드를 중심으로 한 빠른 농구)’이 코트의 대세가 됐다. 국내 남자 프로농구에서도 우수한 포워드 라인을 갖춘 오리온이 우승한 것을 보면서 높이가 있어도 속도가 느리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공수전환이 빠른 농구를 완성하기 위해서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포워드 김단비(26)를 포함해 모든 선수를 폭넓게 기용하는 농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모든 선수가 주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였다. 신 감독은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몸 상태와 특성을 점검하고 있다. 훈련을 열심히 소화한 선수는 과거의 활약상에 관계없이 주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에 그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신한은행의 명성을 되찾도록 만들겠다”고 밝힌 신 감독이 팀 체질 개선으로 명가 재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기성#여자 프로농구#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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