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구속보다 제구 집중…달라진 삼성 벨레스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8일 05시 45분


삼성 벨레스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벨레스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전 5이닝 무실점…제구력 문제 개선 주목
류중일 감독 “가장 좋은 모습 보여줬다” 기대


올 시즌 삼성의 성적에는 물음표가 많이 달려있다. 새 외국인선수 역시 마찬가지. 새로 구성한 투수 앨런 웹스터(26·총액 85만달러)와 콜린 벨레스터(30·총액 50만달러·사진)는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의문부호가 많았던 투수들이다. 그러나 웹스터는 13일 대전 한화전에 처음 등판해 4이닝 1실점(비자책)하며 호평을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였던 만큼, 기대치를 충족시킨 호투였다. 반면 벨레스터는 기대치가 다소 낮았다. 첫 등판이었던 11일 울산 롯데전에서 3이닝 무실점했으나, 스트라이크(20개)보다 볼(28개)이 많았을 정도로 ‘기대이하’의 제구력을 보였다. ‘5선발감’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도 나왔다.

벨레스터를 둘러싼 우려, 섣부른 판단 안돼

삼성 김태한 투수코치도 “생각보다 제구가 안 잡히고 있다. 영입할 때는 빠른 공의 강점을 보고 데려왔다. 날씨가 좋아지면 지난해 미국에서 던진 시속 152km까지 충분히 나올 것”이라며 다소 아쉬워했다. 제구 외에 이닝소화능력에도 신경이 쓰였다. 김 코치는 “최근까지 선발로 던진 웹스터와 달리 벨레스터는 최근 2년간 선발로 던지지 않았다. 긴 이닝 소화를 지켜봐야 한다. 웹스터보다 구종도 단조롭다”고 밝혔다.

그래도 불안감 속에 희망을 찾아야 했다. 어차피 삼성 유니폼을 입었으니, 좋은 투수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최근 들어 코칭스태프는 투구 시 스탠스 등 자잘한 부분을 교정하며 최상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 코치는 “잘 받아들이려는 성격이다. 마이너리그에서 고생한 만큼, 성공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뚜껑을 열기 전부터 섣불리 판단해선 안 된다”며 웃었다.


● 달라진 벨레스터, 커브·체인지업 괜찮네!

17일 광주 KIA전에 선발등판한 벨레스터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돼있었다. 공 66개로 5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3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다. 첫 등판에 비해 제구도 괜찮았다. 스트라이크가 35개, 볼이 31개였다. 최고 구속은 첫 등판(148km)과 비슷한 147km였고, 직구 34개(141∼147km), 커브 19개(119∼125km), 체인지업 13개(133∼135km)를 구사했다.

삼성 김용우 전력분석원은 이날 피칭에 대해 “투구할 때 다리 위치, 스탠스를 교정하는 과정인데 좋아진 것 같다. 평균 구속은 2∼3km 낮았는데 제구를 신경 쓰면서 힘을 빼고 던진 것 같다. 구속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벨레스터의 제구력 문제는 개선되고 있는 걸까. 김 분석원은 “원하는 곳에 공을 못 던지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이겨낼 능력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라며 “그래도 오늘 우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쓴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벨레스터의 주무기는 낙폭이 큰 커브다. 이날은 체인지업까지 적극적으로 구사해 상대의 배트를 이끌어냈다. 보통 우완투수는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구사하지만, 좌우를 가리지 않는 모습에 삼성도 놀랐다. 싱커는 아예 공개하지 않았다.

직선타와 투수 앞 땅볼을 처리할 때 민첩한 모습을 보이며 기대이상의 수비력도 뽐냈다. 1회에는 견제로 주자를 잡아내며 주자와 타이밍 싸움에서 이기는 모습도 보였다. 수비나 견제능력은 평범하지만, 벨레스터의 의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경기 후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금까지 봤던 모습 중에 가장 좋았고, 안정적이었다”며 흡족해했다. 벨레스터는 “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오늘은 지난 경기에 비해 밸런스가 나아지고 있는 느낌이 있었다. 정규시즌까지 좀더 몸을 만들어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투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콜린 벨레스터는?

▲생년월일=1986년 6월 6일(미국 출생)
▲키·몸무게=196cm·88kg(우투우타)
▲미국프로야구 입단=2004년 몬트리올(아마추어 드래프트 4라운드)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6시즌 88경기(22경기 선발), 200.2이닝, 8승17패, 방어율 5.47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12시즌 277경기(124경기 선발), 881.2이닝, 43승50패, 방어율 4.28
▲2016시즌 계약 총액=50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연봉 40만달러)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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