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5연승 힘들수도” 신중…구글 “알파고는 겁먹지 않아”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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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8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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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대국을 앞둔 이세돌(트위터)
알파고와 대국을 앞둔 이세돌(트위터)
프로바둑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의 대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세돌 9단은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즈 호텔 서울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대국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전과 달리 “5연승까진 힘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은 얼마 전까지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압승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이세돌 9단이 신중해진 이유는 알파고의 알고리즘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었기 때문. 그는 “승리에 대한 자신감은 유효하지만 알고리즘을 듣고 나니 5승은 힘들 것 같다. 실수가 나오면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포시즌즈 호텔 특별 대국장에서 9일부터 알파고와 5번기를 갖는다. 9일 오후1시에 열리는 1국을 시작으로 2국(10일), 3국(12일), 4국(13일), 5국(15일)이 이어진다. 이번 대국의 우승자에게는 100만 달러의 상금도 주어진다. 알파고가 승리하면 유니세프, 교육단체 '스템(STEM)'과 바둑 관련 단체에 상금이 기부된다. 대국은 백을 잡은 기사에게 덤 7.5집을 주는 중국 바둑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또 시간 규정에 있어서는 두 기사가 제한시간 2시간을 갖게 되고 2시간을 모두 사용한 뒤에는 1분 초읽기가 3회씩 주어진다.

이세돌의 상대인 알파고는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 기관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판후이(중국) 2단과의 공식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를 누른 것은 처음이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구글측은 곧바로 세계 바둑의 전설로 불리는 이세돌 9단에게 대결을 청했고, 이세돌 9단은 흔쾌히 맞대결에 응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대국 준비와 관련해 “가상 훈련을 통해 하루 1~2시간씩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자신감은 유효하다"면서도 "알파고가 인간의 직관력을 어느 정도는 모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전에 생각했던 것 만큼 (경기력)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편, 이날 세기의 대결을 앞두고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딥마인드 CEO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슈미트 회장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 중 누가 이기든 결국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발전이 인간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의 발언이었다.

하사비스 구글딥마인드 CEO는 “알파고는 피곤을 못 느끼고 겁먹지 않는다”며 이세돌 9단을 꺾을 수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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