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미국 육상의 힘…자국 선수에 유리하게 올림픽 일정 변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7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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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다시 한번 국제 스포츠계의 큰 손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1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리우올림픽조직위원회가 여자 육상 200m 예선 경기의 일정 변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여자 육상 스타인 앨리슨 펠릭스(31)가 200m와 400m 경기에 동시 출전할 수 있도록 올림픽 경기 일정을 조정해달라는 미국육상경기연맹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펠릭스는 200m를 포기해야만 했다. 200m 예선 1라운드가 400m 결승전이 벌어지기 1시간 15분전에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예선 1라운드에서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8월 15일 오후 9시30분에 200m 예선을 뛴 뒤 곧바로 오후 10시45분에 400m 결승을 뛴다면 아무리 펠릭스라도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IOC는 200m 예선 1라운드를 당초보다 12시간 정도 앞당긴 8월 15일 오전 9시35분에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펠릭스는 오전에 200m 예선 1라운드를 치른 뒤 400m 결승에 나설 때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펠릭스는 그동안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서 여자 200m 예선과 400m 결승이 비슷한 시간에 열리는 바람에 두 종목 동시 석권을 한번도 달성하지 못했다. 2005, 2007, 2009년 3차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여자 200m 금메달을 따냈고, 지난해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400m 금메달만 따냈다.

올림픽 육상 종목에서 미국 선수를 위해 경기 일정을 바꾼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남자 200m 예선과 400m 결승이 다른 날 열리도록 조정됐고, 미국의 마이클 존슨은 2관왕에 올랐다.

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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