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퀸들의 전쟁…박성현 웃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14일 05시 45분


13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에서 열린 2016시즌 KLPGA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13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에서 열린 2016시즌 KLPGA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KLPGA 2016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상금왕 출신 김효주·전인지 따돌리고 우승

김효주 12번홀 티샷 OB 실수로 더블보기
박성현 13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 재역전

“2016년은 내가 여왕!”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박성현(22·넵스)이 201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총상금 55만 달러·우승상금 11만 달러)에서 2014년 상금왕 김효주(20·롯데)와 2015년 상금왕 전인지(21·하이트진로)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새 여왕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 같았다.

박성현은 13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골프장 블랙스톤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우승했다. 2016시즌 첫 우승. 김효주는 2위(15언더파 201타), 전인지는 4위(11언더파 205타)를 기록했다.

박성현의 성장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2014년 KLPGA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은 지난해까지 우승이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만 3승을 거두며 전인지에 이어 상금랭킹 2위에 올랐다.

이날의 우승경쟁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상황이었다. 김효주(2라운드까지 2타 차 2위)는 턱밑에 있었고, 전인지(5타 차 4위)도 멀리 있지 않았다. 누구라도 부담되는 추격자들이다. 그러나 박성현은 완벽한 경기 운영과 뛰어난 집중력으로 두 거물을 제압했다. 무엇보다 경기를 내다보는 눈이 정확했다. 박성현이 예상한 우승 스코어는 최소 16언더파. 그는 “전반보다는 후반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며 집중력을 강조했다.

3라운드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순위가 역전됐다. 박성현은 전반 9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주고받으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 사이 김효주는 버디만 4개를 골라내면서 2타 차 선두로 앞서나갔다. 김효주는 10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3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승부가 김효주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박성현의 예상대로 중반 이후 흐름이 달라졌다. 단 한번의 실수가 상황을 바꿔 놨다. 김효주가 12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OB)를 하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재역전의 기회를 잡은 박성현은 강하게 몰아쳤다. 박성현은 13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버디 1개에 그친 김효주를 2타 차로 밀어내고 재역전에 성공했다. 김효주가 마지막 2홀에서 버디로 추격했지만, 박성현 역시 버디로 맞받아치면서 우승을 지켜냈다.

박성현은 “경기 초반 흔들리기는 했지만 좋은 경기를 펼쳤던 생각만 하면서 기다렸다. 13번홀에서 김효주 선수가 OB를 내면서 더블보기를 한 것이 내게는 반격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시즌 개막전 우승으로 처음 상금랭킹 1위에 올랐는데 잠시나마 이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하이난(중국)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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