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카이클-NL 애리에타, 나란히 생애 첫 사이영상 영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9일 14시 30분


코멘트
흔히 야구에서 ‘타자는 태어나고 투수는 조련 된다’고 한다. 2015년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를 보면 야구계 속설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19일 미국야구기자단(BBWAA) 투표에 따라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휴스턴의 댈러스 카이클(27)이, 내셔널리그에서는 시카고 컵스의 제이크 애리에타(29)가 투수 최고의 상을 받았다. 둘은 나란히 리그 다승부문 1위를 차지했다. 카이클은 20승8패 평균자책점 2.38로, 애리에타는 22승6패 평균자책점 1.77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나란히 첫 번째 사이영상의 영광을 안았다.

카이클과 애리에타는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애리에타는 2007년 볼티모어에 5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애리에타는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볼티모어에서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2013년 7월2일 시카고 컵스의 선발투수 스콧 필드먼이 포함된 볼티모어와 컵스의 2대2 트레이드로 야구인생이 역전됐다. 애리에타는 1933년(올스타게임 시작한 해) 이후 역대 후반기 최저 평균자책점인 0.75를 기록했다.

카이클은 애리에타보다 드래프트 순번이 더 낮다. 2009년 휴스턴은 카이클을 7라운드에 지명했다. 카이클이 뒷 순위로 지명된 이유는 강속구 투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이클의 직구 평균구속은 140km(90마일)대다. 하지만 구속의 완급조절이 환상이다. MLB 네트워크의 투수 출신 해설자 론 달링은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좌완 투수 톰 글래빈을 연상시킨다”며 극찬했다.

애리에타와 카이클의 성공은 마이너리그에서의 육성으로 이뤄졌다. 야구는 드래프트 지명 순서와 연봉 순서가 아니다. 인내하면서 길게 보는 마라톤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