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6연승 일본, 이젠 질 때도 됐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1월 19일 05시 45분


전 한화감독 김응룡-KBO 경기운영위원 김재박-KBO 경기운영위원 한대화(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전 한화감독 김응룡-KBO 경기운영위원 김재박-KBO 경기운영위원 한대화(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대선배들의 한일전 응원 메시지

김재박 “어깨 펴고 당당하게 싸워주길”
한대화 “첫경기보다 더 좋은결과 낼것”


또 한번의 한일전이다. 한국은 19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준결승에서 개최국이자 숙적인 일본과 다시 맞붙는다. 개막전에서 0-5로 완패했기에 더 설욕을 벼르고 있는 재대결이다. 결전을 앞둔 선수들을 위해 그동안 한일전에서 남다른 환희를 아로새겼던 대선배들이 아주 특별한 응원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들은 모두 입을 모아 “우리 선수들이 개막전과 달리 4강전에선 훨씬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투를 빌었다.

● 김응룡 (196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결승 희생플라이와 쐐기 2점포)

일본전은 한편으로는 부담도 많이 가지만, 한편으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196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일본한테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때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이겼다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면서 술도 참 많이 얻어마셨다. 허허. 감독이 되고 나서도 일본전이면 무조건 이겨야 했다. 1977년 니카라과 슈퍼월드컵 때 감독을 맡고 한국이 처음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했는데, 그때도 일본을 이겼다. 1980년 도쿄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하라 다쓰노리가 대표팀에 포진하고 있었던 일본에 역전승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한국, 일본 모두 프로 최정예 멤버가 나왔는데 초반에 경기가 안 풀려 참 죽을 맛이었다. 예선에서 일본을 이기고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이기면서 동메달을 따내 모든 게 다 묻혔다. 그래도 선수 때 이겼던 게 가장 감격적이었던 것 같다. 이번 대회에도 준결승에서 일본을 또 만나게 됐는데, 이길 거야. 일본이 6연승했으니까 이젠 질 때가 됐어. 허허. 그리고 우리가 첫 판에서 졌는데, 졌으니까 공부가 됐을 거야. 이기면 공부가 안 된다고.

● 김재박 KBO 경기운영위원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8회 동점 스퀴즈번트)

선수들의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게임을 했으면 좋겠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지만, 기죽을 필요도 없다. 한일전은 할 때마다 늘 의미가 많이 다르지 않은가. 선수들 역시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부터 다르지 않을까.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2번째 붙게 됐는데, 개막전은 첫 경기라 경기감각이 늘어지고 공을 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눈에 많이 익었을 테니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의 공을 어느 정도는 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한일전을 보면 1982년 결승전이 아직도 생각난다. 워낙 TV에 많이 나오기도 했고, 올림픽이든, 아시안게임이든, 다른 대회든 일본과 싸우는 걸 보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다. 어쨌든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그거 하나만 강조하고 싶다. 먼저 기에서 눌려 들어가지 말고, 어깨 펴고 당당하게 싸워주길 바란다.

● 한대화 KBO 경기운영위원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8회 결승 3점포)

이번에는 쉽게는 지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지난 번 개막전 때와 달리 준결승에선 좀더 나은 경기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 오타니도 마찬가지다. 한번 붙어 봤고 공도 많이 봤으니까 아무래도 선수들이 그때보다는 대처하기가 훨씬 낫지 않을까. 내가 TV로 봐도 첫 경기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다는 게 느껴졌다. 오타니도 이제 어느 정도 분석이 됐으니 우리 타자들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우리 때도 그랬고, 한일전은 모두가 관심을 갖는 경기 아닌가. 꼭 야구가 아니더라도 일반 사람들 역시 일본과 붙을 때는 더 많이 응원할 것이다. 하물며 선수들은 어떻겠나.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의 각오로 임하게 된다. 경기 보면서 나도 응원하겠다.

정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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