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박수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26일 05시 45분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나성범 마운드 등판? 분위기 전환 차원”

“30등 하는 애가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2등까지 했는데 1등은 왜 못 했느냐고 야단치지 말아주세요.”

NC는 올해 한국시리즈(KS) 문턱에서 좌절했다. 원래 패자는 말이 없는 법. 그러나 NC 김경문(사진) 감독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선수들에게만큼은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NC는 KBO리그에 여전히 1군 3년차의 신생팀이다. 아기공룡들은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집고 ‘거침없이’ 질주했다. 후반기에는 1위 삼성까지 위협한 끝에 창단 첫 플레이오프(PO)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일궜다. NC 선수들은 2번째 가을잔치를 준비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나도 해보지 못 하고 허무하게 끝난 지난해 준PO”를 되새기며 설욕전을 준비했다.

NC는 지난해보다는 한층 성장해 있었다. 두산과 4차전까지 2승2패로 대등하게 맞섰다. 그러나 NC의 젊은 패기는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두산의 노련미를 넘지 못했다. 김 감독은 PO 5차전에서 4-6으로 뒤진 9회초 2사 후 좌익수 나성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 감독은 경기 후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등판시켰다”고 했지만, 이미 “(나)성범이는 우리 팀 마지막 경기에서 팬 서비스 차원으로 올릴 것”이라고 예고한 터였다. 나성범이 등판하는 순간 NC의 2번째 가을야구에는 끝이 보였다.

김 감독은 5차전 패해 후 “선수들은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남겼다. NC 선수들은 이미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다른 팀들을 긴장시키기 충분한 저력을 보여줬다. “비록 9를 가지진 못했지만 6을 가진 이들이 모이면 10 이상을 가진 힘을 발휘할 수 있다”던 김 감독과 그라운드 위에서 하나로 뭉쳐 묵묵히 뛴 선수들의 아름다운 하모니였다. 김 감독은 “30등을 하는 애가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2등까지 했는데 왜 1등을 못 하느냐고 야단치지 말아달라”며 “선수들은 잘 했다. 박수쳐달라”고 몇 번이고 부탁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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