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감독, ‘맹활약’ 강정호 선발 라인업서 제외…제동 건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8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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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강정호에게 제동이 걸렸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의 기용 방식 때문이다. 허들 감독은 28일(한국시간) 마애이미와의 4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강정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켰다. 조디 머서(타율 0.242 홈런 2 타점 20)를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기용했다. 강정호는 최근 3경기 중 2경기의 스타팅에서 빠지고 있다. 피츠버그는 선발 게릿 콜(15승7패)의 7과 3분의1이닝 1실점 호투로 2-1로 승리했다.

전반기에서도 나타났지만 강정호는 풀타임으로 뛰는데 적응돼 있는 선수다. 경기 후반 대타 또는 대수비 후 한 타석에 나섰을 때 타격은 매우 저조하다. 스타팅으로 출전했을 때 타율이 0.296(228타수 71안타) 홈런 12개, 타점 44개다. 경기 후반 출장했을 때는 타율 0.174(23타수 4안타) 타점 2개다. 허들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대비해야 하는 허들 감독으로서는 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다.

뉴욕 메츠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1986년) 감독이며 베이징 올림픽 미국 대표 팀 감독을 역임한 베테랑 지도자 데이비 존슨(72)은 “8월 이후 승부는 불펜과 벤치의 힘에서 나온다”고 강조했었다. 19991년 이후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피츠버그는 불펜과 벤치 파워가 메이저리그 최상급에 속한다. 피츠버그의 정규시즌 승률 6할대는 1979년 팀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때였다. 98승64패(0.605)를 작성했다.

허들 감독도 존슨 전 감독이 강조한 점을 잘 알고 있는 터라 닐 헌팅턴 단장과 함께 불펜과 벤치를 두텁게 하는데 주력했다. 강정호를 애초에 영입할 때도 헌팅턴 단장은 시즌 개막전 주전으로 예상됐던 3루수 조시 해리슨, 유격수 조디 머서의 백업요원으로 염두에 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면서 강정호가 예상보다 빨리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게다가 해리슨(손가락)과 머서(무릎)가 거의 동시에 부상자명단에 등재되면서 강정호는 붙박이 내야수로 경기에 출장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22일 해리슨, 24일 머서가 빅리그에 복귀하면서 대두된 게 강정호의 활용여부였다. 37세의 베테랑 3루수 아라미스 라미레스는 휴식 후 출전이 오히려 낫다. 로컬 칼럼니스트와 팬들은 강정호를 날마다 출전하는 선수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허들 감독은 마이애미전 3경기에서 2경기를 벤치에 앉히는 조치를 취했다. 허들 감독은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1주일에 최소한 2경기 이상은 선발로 기용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감각을 유지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피츠버그에서 현재 휴식이 아닌 상황에서 날마다 출장할 수 있는 포지션의 선수는 중견수 앤드류 맥커첸과 외야수 스탈링 마르테 정도다. 이날 마이애미전에 유틸리티맨인 해리슨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뒤 대주자로 출전했다. 현 기용방식으로는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에서 불리하다. 허들 감독의 기용방식에 적응하는 일만이 최선의 길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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