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못한 박인비, 쉬지 않는 버디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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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삼다수’ 첫날 5언더… 공동선두 오르며 국내 첫 승 시동
김민지는 파4홀 연속 이글 진기록

아시아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골프 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역시 달랐다. 3일 영국에서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후 다음 날 귀국한 그는 제대로 쉴 여유도 없이 7일 제주 오라CC(파 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했지만 1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마쳤다. 5언더파 67타를 쳐 신인 박채윤과 동타를 기록해 자신의 첫 국내 대회 우승의 전망을 밝힌 것이다.

한국과 영국의 시차는 8시간이다. 박인비는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됐지만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하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박인비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경우보다 이번처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돼 더 힘들다. 시계를 미리 이동할 장소의 시간으로 맞춰두고 생활하면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인비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을 다투다 2위를 차지한 고진영은 1오버파 73타로 1라운드를 끝낸 뒤 “오전 3시에 겨우 잠자리에 들어 5시간밖에 못 자 피곤했다. (같은 조였던) 인비 언니도 피곤했을 텐데 일관되게 잘 쳤다”며 놀라워했다.

한편 김민지(20·브리지스톤)는 K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파4홀에서 연속 이글을 낚았다. 10번홀에서 출발해 전반을 1오버파로 마친 김민지가 1번홀에서 85야드를 남기고 52도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은 깃대 5야드 앞에 떨어진 뒤 홀로 빨려 들어갔다. 2번홀에서는 그린 에지까지 125야드를 남기고 9번 아이언으로 날린 두 번째 샷이 에지에 떨어진 뒤 굴러가 홀 안으로 사라졌다.

김민지는 “처음에는 ‘어쩌다가 들어갔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도 들어가니까 ‘이거 뭐지’ 싶었고, 얼떨떨했다. 오늘 별다른 꿈도 안 꾸고 피곤하게 일어나서 쳤는데 이런 기록이 나왔다”며 웃었다. 김민지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9위.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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