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번 구자욱의 존재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23일 05시 45분


삼성 구자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구자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부상 박한이 대신 출전 4안타 3타점

올 시즌 삼성에 구자욱(22·사진)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지금쯤 1위 자리를 지키기가 무척 어려웠을 지도 모른다. 삼성은 올해 1루수 채태인, 3루수 박석민, 유격수 김상수, 우익수 박한이까지 주전 선수 가운데 4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전열에서 이탈하는 고비를 맞았다. 그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구자욱의 존재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타난다는 ‘짱가’처럼, 구자욱은 삼성 타선과 수비에 큰 공백이 생길 때마다 선배들의 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22일 대구 KIA전도 그런 구자욱의 진가를 여실히 드러낸 경기였다. 구자욱은 갈비뼈 부상으로 재활하고 있는 박한이 대신 1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4안타(2루타 2개) 1볼넷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6차례의 타석 가운데 총 5차례 출루. 3회 볼넷을 골라 야마이코 나바로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고, 4회에는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갔다. 5회에는 1사 만루서 2타점 좌전적시타를 쳤고, 7회 무사 2루서도 좌중간2루타로 타점을 올린 뒤 결국 홈까지 밟았다. 새로운 붙박이 1번타자의 탄생을 알리는 듯했다.

삼성은 시즌 초반부터 1번 타순의 부진으로 고민이 깊었다. 나바로, 박해민, 김상수 등이 거쳐간 뒤 박한이가 리드오프 자리에 안착하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으로 다시 공석이 됐다. 그러나 구자욱이 들어선 삼성의 1번은 이제 더 이상 ‘구멍’이 아니다. 구자욱은 1번 타순에서 타율 0.425 (47타수 20안타)에 2루타 6개,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팀의 고민을 일거에 날리는 ‘해결사’나 다름없다. 올 시즌의 인기가 반짝 돌풍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