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잉, 中 여자수영 대표주자…‘미스테리 걸’에서 ‘수영 챔프’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9일 15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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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샹과 루잉.
류샹과 루잉.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수영 여자 접영 50m에서 동메달을 딴 뒤에도 그는 여전히 무명선수였다. 루잉(26)의 인생을 바꾼 것은 수영이 아니라 한 장의 사진이었다.

2011년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스포츠 선수들의 모임이 있었다. 루잉의 옆 자리에는 당시 중국의 최고 스타였던 육상 허들의 류샹(32)이 앉았다. 류샹을 찍은 사진들에 자연스럽게 루잉도 잡혔다. 이후 눈에 띄는 몸매의 소유자 루잉에게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루잉이라는 이름이 아닌 ‘류샹 옆의 미스테리 걸’로 유명세를 탔다.

루잉은 대기만성형이다. 지금은 폭발적인 스퍼트를 자랑하는 접영 선수지만 자유형으로 수영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평범한 선수였다. 수영에 회의를 느낀 루잉은 인명 구조 요원 경연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하기도 했다. 루잉은 “그때는 정말 인명 구조 요원이 되는 줄 알았다”며 웃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자극이 됐다. 루잉은 ‘사람들이 내가 대단한 수영 선수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접영 100m에서 은메달을 따며 중국 여자 수영을 대표하는 선수로 떠올랐다. 당시 그를 다룬 한 매체 기사의 제목은 ‘루잉: 미스테리걸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로’였다.

루잉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 접영 50m에서 그는 25초83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메달 수가 늘어가면서 루잉의 인기도 높아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어가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연예인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5일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한창인 남부대국제수영장. 루잉이 50m 접영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가 기록한 25초72는 개인 최고 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이었다. 루잉은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예정이다. 물론 그의 최종 목표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이다.

8일 열린 접영 100m에서 2위 엘레나 디리도(이탈리아)를 0.46초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루잉은 10일 혼계영 400m에서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광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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