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실용성’ vs 최강희 ‘사심’…올스타전 선수 선발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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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리그 올스타전’에서 맞붙는 최강희 전북 감독과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2일 열린 올스타 선수 선발에서 독특한 선수 영입으로 눈길을 끌었다.

두 감독은 이날 팬투표와 감독·주장 투표로 선별된 선수 22명 중에서 우선 골키퍼와 수비수 5명씩을 뽑았다. 실력을 갖춘 선수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을 해 온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에서 지도해 본 골키퍼 대신 전북 수문장 권순태를 영입했다. 권순태는 지난 시즌 18경기(34경기 출전)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승선) 논란이 있었던 권순태를 뽑아 점검해보겠다. 이번에도 뽑지 않으면 ‘악연’이라는 오해가 나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수로 김형일 최철순(이상 전북) 알렉스(제주) 임창우(울산)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선발 대상이었던 전북 수비수는 모두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골키퍼와 수비진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면서 조직력을 강화해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전북 선수를 모두 데려왔기 때문에 지더라도 책임을 최 감독에게 돌릴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축구계에서는 “8월 동아시안컵을 앞둔 슈틸리케 감독이 국내 선수를 관찰할 수 있는 올스타팀 선수 선발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 감독도 “우리 팀 선수가 대표팀 감독의 지도를 받은 뒤 태극마크를 달게 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기 팀 수비수를 모두 빼앗긴 최 감독은 “사심 담긴 선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참에 평소 눈여겨 본 다른 팀 선수들을 지도해보고 싶다는 얘기다. 최 감독은 2011년 K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왕 이승기(당시 광주)에게 ‘러브콜’을 보낸 뒤 영입까지 성공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최 감독은 골키퍼로 김승규(울산)를, 수비수로는 차두리 오스마르(이상 FC서울) 요니치(인천) 홍철(수원)을 선택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올스타에 선발된 전북의 미드필더와 공격수까지 슈틸리케 감독에게 양보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차두리는 전직 대표팀 감독인 최 감독에게 구애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 감독님이 대표팀을 이끄실 때 나를 뽑지 않았다. 내가 나쁜 선수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최 감독이 호명하자 차두리는 두 팔을 벌려 환호한 뒤 “주장까지 시켜주시면 은퇴를 해도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주장 요청 수락은) ‘무언의 약속’ 아니겠느냐”면서도 “선수 구성이 완료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 선발은 각각 6일과 9일 발표된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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