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LG 나성용·NC 나성범 ‘형제가 꾸는 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28일 05시 45분


나성범-나성용(오른쪽). 스포츠동아DB
나성범-나성용(오른쪽). 스포츠동아DB
학창시절 프로 첫 ‘형제 배터리’ 꿈꿨지만
나성범 외야전향으로 타자로 선의의 대결
“둘 다 잘해 부모님이 더 좋아했으면 좋겠다”


“부모님이 좋아하세요. 둘 다 잘 되면 좋겠어요.”(나성용)

어느 형제나 마찬가지겠지만 LG 나성용(27)과 NC 나성범(26)은 각별한 사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함께 야구를 하며 프로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들은 야구를 하면서도 늘 붙어 다녔다. 포지션은 투수와 포수. 동생 나성범이 던지면, 형 나성용이 받았다. 둘은 ‘나중에 프로에 가서도 같은 팀에서 배터리로 뛰자’고, ‘그렇게 되면 프로 최초 아니겠느냐’고 농담처럼 얘기하곤 했다. 그런 바람과 달리 나성범은 2012년 NC에, 나성용은 2011년 한화에 지명을 받아 프로선수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2015년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1군 무대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게 됐다.

● 형 나성용의 이야기

나성용은 한화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2012년 프리에이전트(FA)로 한화에 온 송신영(현 넥센)의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후 2013년 경찰청에 입대했고, 2015시즌 팀으로 돌아왔다. 나성용은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2011년 10월 6일 이후 무려 3년7개월 만에 나선 1군 경기이자, 2012년 LG에 합류한 이후로는 첫 경기였다. 오랜 기다림이 있었기에 더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1회 2사 후 첫 타석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4번째 경기였던 26일 잠실 kt전에서도 3-1로 앞선 6회 2사 2루서 쐐기를 박는 1타점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로 제 몫을 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결과를 떠나서 과정이 좋았다”며 “홈런 친 뒤 변화구에 자꾸 속는 모습이었는데, 금세 변화구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빠르게 1군 무대에 적응하면서 발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 모습이 고무적이다”고 칭찬했다. 당연히 선발 기회도 연장됐다.

● 동생 나성범과의 이야기

형이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자, 부진했던 동생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형이 1군에 올라온 22일부터 4경기에서 16타수 7안타 1홈런 6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나성용은 동생의 부활에 대해 “(나)성범이가 많이 좋아졌더라. 잘할 줄 알았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댔다. 그는 “아직 몇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며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는 “지금 1군에서 살아남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또 잘한다는 평가를 듣는 건 1년, 아니 몇 년은 꾸준히 잘해야 듣는 소리 아닌가. 나는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고 손사래를 쳤다. 12일부터 3일간 펼쳐진 마산 NC전에서 성사된 동생과의 첫 맞대결에 대해서도 “그라운드에선 적이니까”라며 웃었다.

물론 서로의 존재는 큰 힘이다. 나성용은 “초중고, 대학까지 함께 야구를 했다”며 “항상 잘할 수 있다고, 잘해서 좋다고 격려해준다. 둘 다 잘 하니까 부모님이 좋아하신다. 앞으로도 성범이와 나 모두 잘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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