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박명환, 1789일 걸린 승리

  • 동아일보

삼성 맞아 6이닝 무실점 완벽투… 2010년 6월 SK전 이후 첫 감격
한화는 넥센전 0-6서 10회말 7-6… 권혁, 9회 타석 들어서고 승리까지

NC 박명환이 1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박명환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4년 10개월 23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NC 박명환이 1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박명환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4년 10개월 23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다시 승리하기까지 꼬박 4년 10개월 23일(1789일)이 걸렸다. NC 박명환이 17일 대구구장에서 삼성을 상대로 값진 선발승을 따내며 ‘부활의 드라마’를 썼다. 2010년 6월 23일 문학구장에서 SK전 이후 처음 맛본 승리다.

‘38세 노장’ 박명환은 삼성 타자들을 노련하게 요리했다. 4회말 채태인을 첫 삼진으로 잡기까지 뜬공과 땅볼로 아웃카운트 10개를 잡아냈다. 6이닝 동안 탈삼진은 4개뿐이었지만 공 78개를 뿌리며 실점 없이 타자 18명을 아웃시켰다. 박명환의 관록이 녹아 있는 피칭에 상대 타자들은 안타 2개를 뽑아내는 데 그쳤고 볼넷은 하나도 얻지 못했다.

1996년 OB(현 두산)에서 데뷔한 박명환은 2006년 말 자유계약선수(FA)로 4년간 40억 원에 LG와 계약했지만 이후 부진으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어깨 수술과 잇따른 부상으로 고전하다 2012년 방출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재활에 매달린 끝에 2013년 말 NC와 신고선수로 계약하며 복귀했고 지난해에는 5경기에 등판해 2패만 기록했다. NC가 2-0으로 승리한 뒤 김경문 NC 감독은 “박명환이 오랜 기간 고생하고 힘들었는데 고참으로서 의미 있는 1승을 올려줬다. 감독이기에 앞서 야구하는 형으로서 축하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넥센의 경기에선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6-6 동점이던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 마무리 투수 권혁이 타석에 들어선 것. 한화가 8회말 2번 타자를 2차례 대타로 교체하고 9회초 수비수를 다시 바꾼 이후 더는 지명타자로 나설 선수가 없어 권혁이 2번 타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9회말 터진 김경언의 솔로포로 동점까지 추격한 한화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기회였다. 하지만 넥센 손승락이 권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고 권혁은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권혁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뒤 한화는 10회말 2사 만루에서 강경학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올리며 7-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잠실에서는 SK에 0-2로 끌려가던 LG가 5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역전승(6-4)을 거뒀다. 한나한이 한국 무대 첫 홈런(2점)을 신고하며 팀의 2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수원에서는 롯데 강민호가 kt를 상대로 전날 만루홈런에 이어 시즌 12번째 홈런(2점)을 터뜨리며 물오른 장타력을 뽐냈다. 롯데는 kt를 6-2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광주에선 KIA가 필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을 4-3으로 이겼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NC#박명환#1789일#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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