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롯데자이언츠 구단, CCTV 선수 감시는 사생활 침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1일 14시 49분


코멘트
국가인권위원회가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구단이 원정경기 때 숙소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소속 선수들의 출입 상황을 확인한 것은 헌법상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게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롯데자이언츠 구단은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개막 시점 전후부터 선수들의 원정경기 숙소 출입 상황 등 사생활을 감시해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인권위 확인 결과 구단은 원정경기 때 선수들이 묵는 호텔 등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시즌 개막 직후인 4~6월 숙소 복도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새벽 시간 선수들의 출입 시간대와 특이사항 등을 직접 확인했다. 그 결과를 취합한 월별 ‘원정 안전 대장’을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런 행위는 해당 선수들에 대한 사전 통보나 동의 없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구단 대표이사는 “선수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구단에서 이런 조치를 강구하는 건 당연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인권위는 경기나 훈련 등 일과와 무관한 시간에 선수들의 휴식과 사생활이 보장돼야 할 숙소에서 CCTV를 통해 이들을 감시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