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주장’ 선임에 많은 축구팬 부정적 반응…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0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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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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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울리 슈틸리케(Uli Stielike·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첫 번째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수차례 구설에 오른 전력 탓인지 축구팬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10일 SNS 등 온라인에는 그의 주장 선임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은 편. 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기대하는 이도 꽤 많다.

트위터 아이디(ID) Ribll**은 "기성용의 A매치 및 국제대회, 국외리그 경험만 놓고 따졌을 때는 딱히 주장직 선임에 이견을 달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SNS에서의 일이 가장 컸다. 지금은 달라졌다 해도 쌓여버린 불신을 없애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나도 주장 선임에는 회의적이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time_to_****은 "기성용이 실력 좋은 건 인정하겠지만, 그동안의 모습을 봤을 때 주장을 맡을 수 있는 그릇은 아니다"고 했고, ndn****은 "기성용이 문제가 있더라도 국가대표에서 뛰는 건 찬성이지만, 주장은 안 어울리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물론 기성용의 주장 선임을 지지하거나,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트위터ID A$AP D***는 "냉정하게 지금 국가대표에 뽑힌 선수 중에서 기성용 말고 주장할만한 선수는 차두리, 이동국, 곽태휘 뿐이다. 4년을 내다보고 한다면 지금부터 주장을 정해놓고 가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Matt Kan****는 "기성용의 주장에 찬성한다. 늘 자기 몫은 다하기 때문에 목소리도 낼 수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그동안 경솔한 언행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최강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비판해 축구계 안팎을 떠들썩하게 하는가 하면, 지난 5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평가전에 앞서 행해진 국민의례에서 왼손으로 경례했던 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07년 올림픽 대표팀의 경기력이 팬들로부터 큰 비난을 듣게 되자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답답하면 너희가 가서 뛰든지"라는 글을 남기는 등 숱한 '사고'로 축구팬들의 빈축을 샀다.

대표팀 주장은 실력 못지않게 경기장 안팎에서 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이는 제아무리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에서 팀의 핵심선수로 맹활약하고 있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등 국제무대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실력을 인정받은 기성용이라고 하더라도 예외일 수 없는 부분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9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롤링힐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기성용의 주장 선임을 알리며 "(기성용은)앞으로 감정조절을 잘 한다면 더욱 훌륭한 주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점 역시 이러한 점을 고려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영광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 운동장 안팎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주장으로서 경기장 안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겠다"

주장 선임 발표 직후 기성용이 밝힌 포부다. 주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기성용. '이슈메이커'라는 불신의 꼬리표를 떨치고 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을 보여줄지,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권준상 동아닷컴 기자 k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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