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도루왕=체력관리+두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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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8월 6일 06시 40분


이종범. 스포츠동아DB
이종범. 스포츠동아DB
개인통산 510도루 이종범코치 도루왕 경쟁 조언

“체력 보충을 잘 하고, 머리도 잘 써야한다.”

시즌이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도루왕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4일까지 삼성 김상수(24)가 38도루로 단독 1위로 나섰지만, NC 박민우(21)가 37도루로 1개 차이다. 넥센 서건창(25)은 34도루로 이들을 뒤쫓고 있다.

한화 이종범(44·사진) 코치 또한 이들의 도루왕 경쟁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이 코치는 1994년 역대 시즌 최다도루 기록인 84도루는 물론, 개인통산 51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대도’로도 이름 날렸다.

그는 5일 청주 삼성전을 앞두고 “(김)상수는 예전엔 잘 안 뛰었는데, 삼성 최초 도루왕 얘기가 나오니까 고무돼서 도루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유격수인데 그렇게 도루를 하면 얼마나 힘들겠나. 내가 경험해봐서 안다”며 높이 평가했다. 기자들에게 서건창과의 도루수 차이를 물어본 뒤 “예전 더블헤더할 때 난 하루에 4∼5개도 한 적도 있다. 큰 차이 아니다”라며 웃더니 “박민우까지 셋이 시즌 끝까지 재미있게 경쟁할 것 같다”며 도루왕 삼파전에 관심을 나타냈다.

‘대도’로서 생애 첫 도루왕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코치는 우선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도루를 많이 하는 선수한테는 견제구도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슬라이딩으로 귀루하는 일도 많다. 예전 LG 정삼흠 선배는 나에게 견제구를 8개나 연속으로 한 적도 있다. 그것도 여름이었다”며 웃더니 “여름철에 도루를 많이 하면 체력이 엄청나게 소진된다. 체력보충을 잘 해야한다”고 조언을 건넸다.

그러면서 상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코치는 “본인들도 이젠 투수 버릇 등을 잘 알고 하겠지만 견제가 빠른 투수인지, 퀵모션(슬라이드 스텝)이 빠른 투수인지에 따라 리드폭을 달리 해야 한다. 난 상대 코치의 사인까지도 파악했다. 내가 나가면 상대 코치가 견제사인을 내기도 했기 때문이다”면서 시야를 더욱 넓힐 것을 주문했다.

이 코치는 여기에다 “머리를 잘 써야한다”고 덧붙였다. “가령 난 예전에 초구에 2루도루를 성공한 뒤 바로 다음 공에 3루도루를 하곤 했다. 상대가 ‘방금 도루하느라 힘들어서 설마 또 도루하겠나’라고 방심하는 것을 역이용했다. 힘은 들었지만 성공률이 꽤 높았다”면서 도루왕이 되기 위해서는 두뇌게임을 잘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청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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