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베이스볼] 중앙 펜스까지 110m ‘청주 쿠어스필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10일 06시 40분


한국의 쿠어스필드 청주구장. 가운데 펜스까지의 거리가 다른 구장에 비해 짧은데다 외야가 내야보다 낮아 많은 홈런이 나오는 경기장이다. 물론 잘 던지는 투수는 예외다. 8일 이번 시즌 들어 처음 열린 청주 넥센-한화전에 많은 팬들이 찾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청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한국의 쿠어스필드 청주구장. 가운데 펜스까지의 거리가 다른 구장에 비해 짧은데다 외야가 내야보다 낮아 많은 홈런이 나오는 경기장이다. 물론 잘 던지는 투수는 예외다. 8일 이번 시즌 들어 처음 열린 청주 넥센-한화전에 많은 팬들이 찾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청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청주구장서 홈런이 잘 나오는 이유

국내 12개 구장 중 가장 타자친화적
내야 지대가 외야보다 높은 점 한 몫
유독 홈 팀 한화는 많은 혜택 못받아


‘한국의 쿠어스필드’. 한화가 제2의 홈으로 쓰는 청주구장에는 이런 별명이 따라 다닌다. 쿠어스필드는 일명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해발 1610m의 고지대에 지어져 타구의 비거리가 길고 홈런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하다. 청주구장 역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국내 12개 구장(잠실·사직·울산·문학·광주·군산·목동·대전·청주·대구·포항·마산) 가운데 가장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힌다. 올 시즌 첫 청주경기인 8일과 9일 넥센-한화전에서도 한 이닝 3홈런을 포함해 총 7개의 홈런이 쏟아져 나왔다.

● 기록으로도 입증된 ‘홈런공장 청주’의 힘

눈에 보이는 기록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청주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SK는 1경기 2홈런, NC는 2경기 2홈런으로 비교적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한화가 5월 중순까지 청주에서만 홈경기를 치렀던 2012년에는 롯데가 1경기 3홈런, 삼성이 2경기 5홈런, 넥센이 3경기 6홈런으로 상대 홈구장 덕을 톡톡히 봤다. 2011년에도 마찬가지. 롯데가 2경기 4홈런으로 재미를 보고 돌아갔다. 2010년에는 3경기 7홈런을 기록한 LG가 수혜자였다. 지난해 팀별 경기수 대비 홈런수가 최소 0.58개에서 최대 0.78개였던 점을 고려하면, ‘몰아치기’에 가까운 수치다.

● 가운데 펜스까지 110m, 내야보다 낮은 외야

가장 큰 원인은 단연 중앙 펜스다. 청주구장의 좌·우 펜스까지 거리는 100m로 잠실구장만큼이나 멀다. 그러나 가운데 펜스는 불과 110m. 자연스럽게 좌중간, 우중간 펜스도 다른 구장보다 훨씬 가깝다. 웬만한 구장에서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될 타구도 담장을 살짝 넘어가기 일쑤다. ‘중월’ 홈런의 비거리가 115m로 기록되는 거의 유일한 구장이다. 실제로 8일 터진 홈런 4개 가운데 3개는 청주구장 덕을 봤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한 타구였다.

그라운드의 형태도 그렇다. 대부분의 프로야구장은 마운드 부분만 위로 솟아있을 뿐, 나머지 부분은 모두 같은 높이로 지어졌다. 그러나 청주구장은 내야 전체가 외야보다 높은 지대를 이루고 있다. 덕아웃에 앉아 외야 쪽을 바라볼 때, 내야의 높이에 가려져 외야수들의 무릎 아래쪽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다른 구장보다 덜 높게 뜬 타구가 훨씬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다.

● 류현진의 ‘17K 신기록’ 탄생한 장소

물론 청주에서 모든 투수가 홈런을 맞고, 모든 타자가 홈런을 치는 건 아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한화 시절인 2010년, 다름 아닌 청주에서 역대 정규이닝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17개)을 세웠다. 반면 8일과 9일 경기에서는 넥센이 홈런 7개를 치는 동안 홈팀 한화가 한 개의 홈런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화는 2012년 11경기에서 9홈런, 2013년 3경기에서 1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반대로 그 14경기에서 24개의 홈런을 내줘야 했다. 청주는 한화의 두 번째 집이지만, 상대팀에게 더 안락한 장소였던 셈이다.

청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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