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메다꽂은 메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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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
이란 집중수비-역습에 고전하다 후반 추가시간 극적 왼발 결승골
2경기 연속골… 아르헨 16강 진출

“메시가 마법의 램프를 문질렀고 그 순간 우리가 이겼다.”

아르헨티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는 승리의 순간을 이렇게 말했다. 마법의 램프를 문지르면 거인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인용한 말이다.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가 왜 ‘마법사’로 불리는지 다시 일깨워주는 한판이었다. 아르헨티나가 메시의 결승골에 힘입어 질식 수비를 펼친 이란을 1-0으로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했다. 메시는 22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F조 이란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촘촘하게 늘어선 상대 수비수들을 뚫고 골대 왼쪽으로 파고드는 왼발 강슛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고전했다. 나이지리아와의 1차전에서도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꺼내들었던 이란은 이날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의 공격진에 맞서 또다시 노골적인 수비 전술을 펼쳤다. 이란의 미드필더들까지 포함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하프라인 안쪽에 머물며 수비를 펼쳤다. 이란의 이러한 집중 수비 때문에 아르헨티나 공격진은 제대로 공간을 확보할 수 없었고 공격은 번번이 빗나갔다. 오히려 이란이 기습적인 역습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란은 후반 22분 아슈칸 데자가가 날카로운 헤딩슛을 날리는 등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몇 차례 위협했다. 후반 초반 아르헨티나의 수비수 파블로 사발레타가 페널티지역에서 데자가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지만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이란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은 “메시는 위대했지만 심판은 그렇지 못했다. 페널티킥이 명백했지만 심판이 이를 눈감아줬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아르헨티나의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은 “메시는 경기 내내 골 기회를 노렸다. 그는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자신만의 득점 기회를 노렸다. 기회가 오면 메시가 골을 넣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메시가 있고 없고가 승부를 갈랐다”고 말했다.

메시는 “솔직히 어려운 경기였다. 이란이 수비 뒤쪽 공간을 걸어 잠갔고 이를 깨기가 어려웠다. 골을 넣었을 때는 이미 추가시간에 들어간 때였다. 골이 들어간 것을 보는 순간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이날 골로 메시는 이번 대회 2골을 포함해 월드컵 통산 3골을 기록했다. 월드컵에만 나서면 유달리 부진했던 메시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메시#아르헨티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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