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상대 개막전 선발, 김선우가 역대 3번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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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LG 최일언 1990년 잠실 등판… 1999년엔 LG→쌍방울 앤더슨도

“개막전 선발 투수는 김선우로 하겠습니다.”

프로야구 LG 김기태 감독이 24일 열린 2014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깜짝 카드를 꺼내놓자 기자들 사이에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카드였다. 김선우(37)는 지난 시즌 방출돼 LG에 입단하기 전까지 6시즌 동안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다. LG는 그 두산과 올해 개막전을 치른다. 결국 김선우가 LG에서 치르는 첫 경기 상대가 친정팀인 셈이다.

프로야구 역사에서 이렇게 스토브리그 때 팀을 옮긴 선수가 친정팀을 상대로 개막전 선발로 나선 건 두 차례. 재미있는 건 이번을 포함해 세 번 모두 LG가 연루됐다는 점이다. 장소도 이번처럼 모두 잠실이었다. 1990년에는 OB(현 두산)에서 LG로 트레이드 된 최일언(53·현 NC 코치)이 잠실 라이벌 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섰고, 1999년에는 LG에서 뛰다 방출된 쌍방울 외국인 투수 앤더슨(48)이 옛 팀 동료들을 상대했다.

최일언은 4월 8일 열린 개막전에서 5이닝 동안 2실점하며 나름 제 몫을 다했지만 LG 타자들이 OB 선발 장호연(54)을 상대로 뽑은 점수도 딱 2점이었다. 최일언은 승패없이 물러났고 LG는 OB에 2-7로 패했다.

1999년 4월 3일 경기서는 LG가 승자였다. 앤더슨은 이 경기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1점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물러났고 팀이 0-5로 지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앤더슨은 사실 LG 시절에는 주로 마무리로 뛰던 투수였지만 팀 사정상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2006년 잠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양 팀 투수도 묘한 인연을 자랑한다. LG는 최상덕(43·현 넥센 코치), 두산은 리오스(42)를 각각 선발 마운드에 세웠는데, 두 선수는 2005년까지 KIA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다. 이 경기에서도 두산이 3-1로 승리를 거뒀다.

사실 MBC 시절을 포함해 LG가 두산(OB)과 맞붙은 9차례 잠실 개막전에서 이긴 건 1989년 5-1 승리 한 번뿐이다. 김 감독이 깜짝 카드를 꺼낸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선우#최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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