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에스쿠데로, 제대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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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8일 07시 00분


FC서울 에스쿠데로(가운데)가 26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AFC 챔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FC서울 에스쿠데로(가운데)가 26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AFC 챔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ACL 결승 1차전 1골 1도움 맹활약

FC서울-광저우전 2-2 무승부 이끌어
헌신적인 플레이…최용수 감독 신뢰
내달 9일 원정 2차전서 V 활약 기대


‘울보’ 에스쿠데로(25)가 팀을 살렸다. 에스쿠데로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서울이 우승하려면 11월9일 원정 2차전에서 이기거나 3-3 이상으로 비겨야 한다. 0-0, 1-1 무승부면 준우승이고 2-2 무승부면 연장전에 들어간다.

● 에스쿠데로의 헌신과 열정

결승다운 명승부였다. 양 팀은 수준 높은 플레이로 90분 내내 팽팽한 일전을 벌였다. 장외전쟁도 뜨거웠다. 서울 팬들이 준비한 ‘아시아 넘버1’ 카드섹션은 장관이었다. 7000명 이상의 광저우 팬도 본부석 오른편을 가득 메웠다. 관중수는 5만5501명. 경기장 주변 교통정체가 극심해 VVIP 참석자들이 줄줄이 늦게 도착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의 주인공은 단연 에스쿠데로였다. 에스쿠데로는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뒤 경기시작 5분 만에 최용수 감독의 지시로 섀도 스트라이커 몰리나와 자리를 바꿨다. 사실상 데얀과 투 톱이었다. 승부수는 효과를 봤다. 에스쿠데로는 전반 11분 뒤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아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낸 뒤 오른발 땅볼 슛으로 선제득점을 터뜨렸다. 1-2로 뒤지던 후반 38분에는 데얀의 천금같은 동점골을 도왔다.

사실 올 시즌 에스쿠데로는 계륵 같은 존재였다. 그는 작년 여름 우라와 레즈에서 임대돼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스페인 태생이지만 일본 국적을 갖고 있어 아시아쿼터로 영입했다. 저돌적인 돌파와 헌신적인 플레이로 눈길을 사로잡았고 작년 말 완전이적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올 시즌 뚜렷하게 한계가 노출됐다. 플레이가 영리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결정력이 문제였다. 매 번 득점과 다름없는 찬스에서 슛을 골문 밖으로 날렸다. 서울 관계자들은 “성실하고 헌신적이고 빠른 에스쿠데로가 골까지 잘 넣으면 벌써 빅 리그에 갔겠지”라고 위안을 삼으면서도 씁쓸해 했다. 자연스레 에스쿠데로는 주전에서 밀렸다. 그러나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훈련에 임해 최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에스쿠데로는 8월 대전과 경기에서는 2개월 만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후 경기 중 뜨거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열정적이고 순진한 남자다. 에스쿠데로는 이날도 데얀이 동점골을 넣자 기쁨에 겨워 그라운드에 머리를 감싸 쥐고 벌렁 드러누웠다. 한 골 더 넣어야하니 빨리 일어나라는 아디의 재촉을 받고서야 후닥닥 일어나 또 탱크처럼 그라운드를 누볐다. 광저우와 원정 2차전에서도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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