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9월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8·빅토르 안)에 대한 국민 감정은 비교적 호의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갤럽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15명에게 물은 결과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해 러시아 대표로 출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답변자 중 61%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이해할 수 없다"라는 답변은 25%, 의견 유보는 14%였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안현수의 귀화에 대해 '한국을 버렸다'라는 식의 극단적인 반대의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안현수의 귀화 과정이 비교적 상세하게 알려진 데다, 안현수가 러시아 귀화 후 인터뷰를 최소화하는 한편 한국에 대한 경쟁심이나 적의를 표현하는 일도 거의 없는 등 조심스럽게 행동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53%)보다 남성(69%)에서, 고연령보다 저연령(40대 이하 70% 이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라는 대답이 더 많이 나온 점은 이 같은 정보를 보다 상세하게 알수록 안현수에 대한 지지도가 높음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안현수가 만약 소치올림픽 금메달을 딴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소 엇갈렸다. 안현수의 금메달 획득을 '한국인의 영예'라고 본다는 답변이 44%에 달했지만, '그는 엄연한 러시아인'이라는 답변자 역시 37%나 됐다. 의견 유보 19%를 제외한다면, 사실상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기울지 않고 양분된 셈이다.
안현수는 엄연히 러시아 선수이며, 한국 국적은 박탈된 상태다. 때문에 상당수 국민들은 안현수의 귀화를 이해하고 그의 부활을 반가워하고는 있으나, 올림픽 금메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있는 셈. 하지만 40대 이하의 연령층에서 의견이 비슷하게 갈린 것에 비해 50대 이상에서 '한국인의 영예'라는 대답이 절반에 가까운 반면, '안현수의 금메달은 러시아인의 영예'라는 대답이 30% 선에 그친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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