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투구읽기] 체력 열세 노경은, 노련한 범타 유도로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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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7일 07시 00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대 LG트윈스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두산 노경은이 6회말 2사 1루 LG 이병규(9번)를 내야 땅볼로 아웃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대 LG트윈스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두산 노경은이 6회말 2사 1루 LG 이병규(9번)를 내야 땅볼로 아웃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노경은 투구수 88개로 6회까지 버텨내
자신감 찾은 홍상삼 7회서 위력투 뽐내

류제국 좋은 볼배합 불구 투구수 발목
LG 한박자 늦은 봉중근 투입도 아쉬워


두산 노경은과 LG 류제국, 플레이오프(PO) 1차전의 두 선발 투수는 10월 5일 페넌트레이스 최종일 양 팀간 ‘2위 결정전’ 때도 나란히 선발로 나섰다. 당시 류제국은 7.1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LG의 PO 직행을 이끌었고, 노경은은 5이닝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16일 PO 1차전에선 5일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노경은은 6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류제국은 5.1이닝 2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 1회가 어려웠던 두 투수

노경은과 류제국, 두 투수 모두 확실히 첫 이닝, 1회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꼈다. 꼭 실점을 해서가 아니고, 자기 볼을 던지지 못했다. 류제국은 충분한 휴식을 취했지만 11일만의 선발등판이 아무래도 실전감각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 듯했고, 준PO 3차전 선발등판 뒤 5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팀 사정상 자신이 마운드에서 오래 버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몸이 무거운 듯했다.

● 컨디션 약점 극복한 노경은

1회 흔들렸던 두 투수는 나란히 2회 이후 평정심을 되찾았다. 둘 모두 좋은 투수라는 점을 보여준다. 류제국은 커브를 적절히 활용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6회 김재호를 상대하고 강판되기 전까지 27명을 상대해 19개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연속 2개를 변화구로 가고 곧바로 결정구를 직구로 뿌리는 등 타자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이 괜찮았다. 유독 중심타자와의 승부에서 투구수가 많았다는 것은 아쉬움이었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류제국에 비해 약점을 지닐 수밖에 없었던 노경은은 자신의 주무기인 포크볼이 평소보다 낙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마운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보여줬다. 평소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온 LG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범타 유도를 많이 했다. 류제국(109개)보다 적은 볼(88개)로 6회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 봉중근 투입, 한 박자 빨랐더라면…

준PO 5차전에서 자신감을 찾은 두산 홍상삼은 7회 위기를 잘 벗어나는 등 3이닝 세이브를 챙기며 앞으로 PO에서 두산 불펜에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2-3, 1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LG의 봉중근 투입은 승부수를 띄운다는 측면에선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왕 봉중근을 투입하려면 첫 타자 김재호부터 올렸더라면 좀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선 투수인 유원상의 투구수가 적지 않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봉중근이기에 한 타자를 더 던지게 한다고 무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재호 타석에서 봉중근이 등판했다면 LG의 9회 추가 실점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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