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준PO3차전 MVP 두산 이원석 “이제 남은 건 정신력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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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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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히어로즈 대 두산베어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4회말 무사 1,3루 두산 이원석이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히어로즈 대 두산베어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4회말 무사 1,3루 두산 이원석이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사실 9회에 끝냈어야했는데 오히려 동료들에게 미안해요.”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의 MVP 두산 이원석(26)은 끝내기안타의 소감은 ‘미안함’이었다. 연장 14회말 무사 1·3루서 끝내기안타를 치고도, 9회말 2사 3루에서 치지 못한 아쉬움이 먼저 앞서는 모양이었다.

실제 두산은 9회말뿐 아니라 연장 11회말 2사 3루, 12회말 1사 1루, 13회말 2사 1·2루 등 4차례나 끝내기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9회말 넥센 중견수 유한준의 호수비에 막혀 기회가 무산됐고, 연장 11회말과 12회말은 노련한 송신영의 호투에 막혔다. 13회말 역시 경험 있는 마정길의 투구에 막혀 승부를 역대 준PO 최장이닝 타이인 연장 14회까지 끌고 갔다.

운명의 14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은 바뀐 투수 김영민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뒤이어 홍성흔이 우전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이어진 타석은 이원석이었다. 이원석은 이번 시리즈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도 정규이닝(9회) 동안 4회 볼넷 하나 얻어낸 게 전부였다. 그러나 연장 12회말 1사 후 중전안타를 치며 타격감을 조율하더니 14회말 무사 1·3루서 1루수 뒤에 떨어지는 절묘한 끝내기안타를 터트렸다. 준PO 승부를 4차전까지 끌고 간 천금같은 한 방이었다.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3연속경기 끝내기안타가 터진 순간이었다. 준PO 사상 7번째이자 포스트시즌 22번째 끝내기안타였다.

역대 준PO 최장시간(4시간43분) 신기록을 작성한 길고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이원석은 “정말 힘들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정규시즌 후반기 팀 타자들 중 가장 타격감이 좋았던 그였다. 1차전에서도 컨디션이 최상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자신감이 독이 됐다. 그는 “타격감이 너무 좋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볼에 방망이를 내고 있었다”며 “2차전에서 잘 안 맞았는데도 3차전 첫 타석에서 성급하게 방망이를 내며 서두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병일 수석코치는 이원석을 불러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원석도 스승의 조언을 받아들여 공을 차분히 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4회 볼넷이 나왔고 연장 12회 목말랐던 안타가 터졌다. 그리고 운명의 14회말. 그는 “어차피 무사 1·3루였고, 땅볼이어도 끝내기 찬스니까 스트라이크존을 내 앞에 크게 그려놓고 들어오면 무조건 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김영민이 변화구 제구가 안 돼서 직구 승부가 들어온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한 가운데 직구가 들어왔다. 9회말 끝내기 찬스에서 못 쳐서 마음에 계속 남아있었는데 두 번째 기회마저 무산 시켰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다행히 안타가 됐다”고 웃었다.

승부는 준PO 4차전으로 돌입했다. 이원석은 “이제는 정신력 싸움”이라며 “다행히 우리가 안 좋은 흐름을 역전시켰기 때문에 내일(12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찬스가 무산되는 상황에서도 진다는 생각을 안 했다. 내일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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