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근거 있는 ‘잠실 자신감’

  • Array
  • 입력 2013년 10월 12일 07시 00분


코멘트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히어로즈 대 두산베어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히어로즈 대 두산베어스 경기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를 앞두고 1·2차전 장소인 ‘목동구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홈런왕 박병호를 앞세운 넥센의 막강한 중심타선이 홈런 친화적인 목동에서 유난히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공포는 결국 현실이 됐다. 원정 2경기에서 2패를 떠안고 쓸쓸히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그러나 3차전을 앞둔 11일, 잠실구장에 모습을 나타낸 두산 선수들은 대부분 “이제 좀 마음이 놓인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익숙한 홈에서 치르는 첫 경기. 게다가 두산이 가장 두려워했던 박병호는 올 시즌 잠실구장 홈런이 단 한 개뿐이다. 두산의 한 선수는 “박병호가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한 경기 3홈런을 쳤지만, 잠실이었다면 그 가운데 2개는 외야플라이로 잡혔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아마 넥센 타선도 목동만큼은 힘을 쓰지 못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덜 부담스럽다”고 잘라 말했다.

야구장의 분위기도 ‘두산 편’이다. 목동도 같은 서울이라 원정 응원을 온 두산팬들이 많았지만, 잠실은 관중석의 규모 자체가 목동의 세 배에 가까워 홈 팬들의 수가 그만큼 더 높다. 무엇보다 두산은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잠실구장의 가을 분위기에 가장 익숙하다. 두산 선수들이 “목동에서는 그냥 정규시즌을 치르는 느낌이었다. 잠실에 오니 비로소 포스트시즌 같은 기분이 나고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한 이유다.

그 자신감은 결국 효과를 발휘했다. 넥센 5번 타자 김민성에게 3점 홈런 하나를 맞았을 뿐, 더 이상의 추가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공포에 떨었던 박병호를 5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묶은 게 가장 큰 소득이었다. 당연히 1루 쪽 관중석 전체는 연장 14회가 끝날 때까지 두산의 응원봉 색인 하얀색으로 빼곡하게 물들었다.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은 정겨운 홈에서 결국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