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발야구 묶어버린 넥센 숨은영웅 허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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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7시 00분


두산 이원석(오른쪽)이 8일 목동에서 열린 준PO 1차전에서 2-3으로 뒤진 9회초 정수빈의 2루타 때 홈까지 파고들어 넥센 포수 허도환의 태그를 피해 동점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허도환은 이번 준PO에서 두산의 발야구를 묶으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두산 이원석(오른쪽)이 8일 목동에서 열린 준PO 1차전에서 2-3으로 뒤진 9회초 정수빈의 2루타 때 홈까지 파고들어 넥센 포수 허도환의 태그를 피해 동점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허도환은 이번 준PO에서 두산의 발야구를 묶으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리그 최다 도루허용 불구 1·2차전 성공률 50% 꽁꽁

올해 준플레이오프는 넥센 박병호의 홈런과 이에 맞서는 두산의 대응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2차전은 ‘목동 박병호’를 지나치게 의식한 두산의 자신감 상실로 승부가 갈렸다. 그러나 넥센의 1·2차전 승리에는 두산이 가장 믿었던 ‘발야구’를 꽁꽁 묶은 숨은 영웅이 있었다.

두산은 리그에서 가장 빠른 팀이다. 팀 도루 172개는 최하위 한화의 70개보다 2배가 넘는다. 이종욱(30개), 오재원(33개), 정수빈(23개), 민병헌(27개)까지 시즌 30개 안팎의 도루를 기록한 4명이 한꺼번에 타선에 설 수 있는 유일한 팀이다. 정상적으로 기동력을 발휘한다면 홈런타자 1명보다 훨씬 무서운 ‘발야구 4총사’다. 그러나 두산의 1·2차전 도루 성공률은 50%밖에 되지 않는다. 4번 뛰어 2번만 살았다.

이종욱, 오재원의 시즌 도루 성공률은 모두 8할이 넘고, 정수빈과 민병헌도 7할 이상이다. 그러나 허도환은 이들을 꽁꽁 묶었다. 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놀라운 집중력이다. 올 시즌 허도환이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상대의 도루 시도는 132차례 있었다. 그리고 무려 96개가 성공됐다. 리그 최다 도루 허용 포수가 허도환이었다. 도루 저지율은 0.273으로 100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 5명 중 4위였다. 두산 주전 포수 양의지의 0.304에 비하면 크게 뒤진다. 도루 허용의 책임이 포수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넥센의 약점 중 하나였다.

한번 주자들이 기세를 올리기 시작하면 투수와 내야진 모두 와르르 무너지는 것이 큰 경기다. 그러나 허도환은 날카로운 송구를 선보이며 도루 시도 자체를 꽁꽁 묶고 있다. 큰 경기일수록 도루는 성공했을 때보다 실패했을 때 손해가 더 큰 작전이다. 2차전에서 유독 원바운드 공이 많았던 선발투수 밴 헤켄의 투구를 낮은 자세로 잡아내며 안정감 있게 리드한 점도 허도환의 숨은 공로였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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