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 새 사령탑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1순위는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안겨준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44)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어 새 사령탑 후보를 홍 감독을 포함해 4명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홍 감독을 제외한 다른 감독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나머지 3명은 세뇰 귀네슈 전 터키 감독, 마르셀로 비엘사 전 아르헨티나 감독 등 외국인 감독 2명과 기회 있을 때마다 대표팀 감독직을 희망한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허정무 협회 부회장은 "기술위가 홍명보 감독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감독직과 관련해 홍 감독과 교감이 있었다"고 말해 홍 감독이 협회의 요청에 응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허 부회장은 협회 집행부 논의, 계약 등의 절차가 남아 홍 감독이 차기 감독으로 내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 감독은 2009년 19세 이하 월드컵(8강),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의 감독을 맡아 현재 성인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구자철, 지동원, 김보경 등 이른바 '황금세대'를 조련했다.
특히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 한국에 사상 첫 축구 올림픽 메달을 선사하며 세계 정상급 국가와 겨루는 단기전에서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협회는 회장, 부회장, 기술위원장이 참석하는 회장단 회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초에 차기 감독을 발표하기로 했다.
새 감독은 이날 임기가 끝난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의 후임으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을 이끈다.
허 부회장은 "차기 감독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시간(여유)을 가질 수 있게 협회 차원에서 배려할 것"이라고 밝혀 2018년 월드컵까지 염두에 둔 장기계약이 이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홍 감독은 거스 히딩크 전 한국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프로축구 안지에서 연수를 마치고 현재 가족과 함께 미국에 머물고 있다. 홍 감독은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을 제외한 후보들은 이미 후보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감독들이라고 밝혔다.또 외국인 지도자의 자격 조건으로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한 경험을 꼽았다.
앞서 언급한 2명의 외국인 감독 중 귀네슈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터키를 4강으로 이끌었다.비엘사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칠레를 16강에 올려 이 조건에 부합한다. 특히 귀네쇼 감독은 프로축구 FC서울의 감독을 맡은 경험이 있어 한국 축구에 밝다.
허 부회장은 "외국인 후보 중에는 현재 한국 감독직을 원하는 지도자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감독뿐만 아니라 외국인 후보들과도 그간 직간접적으로 접촉해왔다고 덧붙였다.
국내 후보들의 경우는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 선수들을 일사불란하게 통솔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역량을 집중적으로 살폈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은 월드컵에 선수로 네 차례나 출전해 경험이 풍부하다"며"월드컵 코치, 올림픽 감독으로서 지도력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 외의 다른 국내 후보로는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김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내고 작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을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협회는 사령탑 후보가 됐다가 탈락하는 경우 지도자로서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며 유력한 후보인 홍 감독을 제외한 지도자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협회가 홍 감독을 이미 내정하고 절차상 요식행위를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일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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